(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미국 대선 결과가 일주일 넘게 지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부상하며 투자자들이 주식에서 통화까지 모든 변동성에 대한 투기를 늘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투기는 선거를 앞두고 일어나는 통상적인 월가의 헤지를 넘어선다고 저널은 설명했다.

트레이더들은 대선 결과가 12월까지 불투명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선거일 이후까지 변동성이 지속할 경우 성과를 얻을 수 있는 다양한 투자를 긁어모으고 있다.

선물과 옵션 가격은 모호한 선거 결과가 주식시장의 기본 가정이라는 점을 보여줬다.

미국 국채와 금에 연결된 상품들은 역대 가장 활발한 11월 움직임을 보여줬다고 트레이더들은 전했다.

올해 23%가량 오른 금은 지난달 역사적 고점을 나타냈다. 선거 뒤인 12월 만기인 금 선물은 지난 수 주 동안 가장 많이 거래됐다.

투자자들이 하락세에 대비하기 위해 사용하는 안전자산인 일본 엔화와 연결된 파생상품들은 4년 전보다 더 큰 불안을 반영하고 있다.

대선일 밤 기준 일본 엔화와 연결된 오버나이트 파생상품 가격은 지금보다 네 배 더 비싸다.

UBS그룹의 외환파생거래 글로벌 공동헤드인 제프 야머스는 "지난 2016년 엔화 옵션의 이벤트 리스크가 하루 동안 포함된 것을 봤다"며 "이번에는 대략 11월 말까지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루블화는 미국 대선과 관련해 가장 변동성이 큰 통화 중 하나다.

일부 트레이더들은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선출될 경우의 제재 등 정치적 위험으로 루블화에 대한 투기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바클레이즈의 아룹 차터지 외환·신흥시장 헤드는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과 관련되지 않은 특정 통화 짝이 이번 선거 기간에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일부 트레이더들은 선거일 뒤 주식이 수주간 선회할 경우에 대비해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와 투자를 연계했다.

미 S&P500지수 변동성에 대한 시장 예상을 나타내는 VIX는 최근 꾸준히 올랐는데 VIX 선물 비용은 올해 연말로 갈수록 비쌌고 내년 초반으로 갈수록 덜했는데 이는 투자자들이 올해 12월 한달 동안 지속할 혼란을 두려워한다는 신호로 읽혔다.

선물은 보유자가 특정일에 특정 자산을 매수하거나 매도할 것을 요구한다. 옵션은 비슷하지만, 소유자가 그렇게 할 의무는 없다.

변동성에 대한 또 다른 위험회피 방법으로 통화 트레이더들은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매입하는 스트래들을 사용한다. 양방향의 큰 변동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이다. 트레이더들은 기초자산이 행사가격을 넘어서거나 미달할 경우 이익을 얻는다.

선거는 역사적으로 시장 성과를 이끄는 광범위한 경제 추세나 이자율에 가려졌다. 금융자문가들은 고객들에게 투자 결정을 할 때는 정치는 버리라고 가르친다.

하지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선거를 앞두고 연관이 없어 보이는 투자에서 이렇게 많은 불안이 목격되는 것은 다양한 자산 부류의 상승세가 동시에 망가지면서 훨씬 더 고통스러운, 불안한 시기를 촉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타델증권의 마이크 데파스 국채거래 글로벌 헤드는 "(미국 대선이) 역대 최고의 변동성이 예상되는 이벤트 중 하나로 가격이 매겨졌다"고 말했다.

선거불안은 미국 의회의 추가경기부양책 기대 실종, 새로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억제조치에 대한 불안과 결합하면서 한 달간의 상승세를 보였던 주식시장을 끌어내리고 있다.

S&P500은 주간 기준 4주 연속 하락하면서 지난 2일보다 8% 아래로 떨어졌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많은 투자자가 실제로 변동성에 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어 올해 시장의 놀라운 상승세가 대통령선거와 의회 선거가 예상보다 무난히 진행되더라도 지속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주식, 채권, 상품은 코로나19 우려가 지속하는 가운데도 지난 여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상승했다. 이는 낙관적인 기대가 시장 위험을 종종 가릴 수 있음을 보여줬다.

알리안스 번스타인의 픽스드 인컴 공동 헤드인 거숀 디스타인필드는 "문제의 일부는 선거에 대해 무엇을 해야 할지 시장이 모른다는 것이다"며 "우리는 최근 경험에서 오는 시장의 예언에 대해 항상 겸손해야 한다"고 말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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