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최근 카카오뱅크가 기업공개(IPO)를 공식화하면서 카카오뱅크에 일찌감치 투자했던 우정사업본부도 대박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23일 열린 이사회에서 자본확충 수단을 확보하는 차원이라며 기업공개 추진을 결의했다. 기업공개 시점은 내년 하반기로 예상된다.

비상장 거래 웹사이트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현재 11만6천원이다. 주식수를 고려하면 시가총액이 약 42조3천500억원 수준이다.

이 같은 시총에 대해 증권업계는 대체로 과평가됐다고 보고 있다. 적정 가치 측정 기준에 따라 평가가 제각각이지만 카카오뱅크의 추정 가치는 6조~8조원 수준이 주를 이룬다.

삼성증권은 "카카오뱅크의 적정가치 산출은 상당히 다양한 가정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는 전통적 은행 가치 측정 방식을 적용해 100% 프리미엄을 적용할 경우 5조4천억원, 200%를 적용하면 8조1천억원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신주 발행 규모 등에 따라 상장 가치는 또 달라진다.

삼성증권 김재우 연구원은 "가령 내년 말 예상 자본 2조3천억원을 기준으로 신주 발행 주식수를 20%로 가정하고 신주 발행 가치를 장부가치의 2배로 상정하면 카카오뱅크의 자본총계는 3조2천억원으로 늘어난다"며 "이에 주가순자산비율(PBR) 2배를 적용하면 6조4천억원, 2.5배로 가정하면 8조6천억원까지 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베스트 전배승 연구원은 "증자 규모가 5천억원일 경우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대출 증가율 10% 미만 정도를 가정하면 2025년 기준으로 예상 자본은 3조4천500억원"이라며 "일본에 상장된 인터넷은행 세븐뱅크의 주가순자산비율(PBR) 2.3배를 적용하면 카카오뱅크의 가치는 8조원 안팎"이라고 추산했다.

주요 연기금 중 유일하게 카카오뱅크 지분을 담아둔 우정본부는 카카오뱅크의 상장으로 3~4배 사이의 차익을 거두게 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17년 7월 영업을 시작할 당시 자본금은 3천억원이었다. 이후 2017년 9월과 2018년 4월, 2019년 11월에 각각 5천억원씩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시행해 자본금은 총 1조8천억원까지 늘어났다.

우정본부의 카카오뱅크 지분율은 현재 3.94%다. 지분율만큼 기존 주주에 유증을 했던 터라 우정본부가 지금까지 카카오뱅크에 납입한 자본금은 720억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 예상대로 신주 발행 주식수가 전체의 20% 정도라면 우정본부의 카카오뱅크 지분율은 약 3.3% 수준으로 내려간다. 하지만 상장 후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가 8조원 수준으로 평가받는다면 우정본부의 지분 가치는 지분율 희석에도 2천64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투자 대비 4배 가까운 수익률이 기대되는 것이다.

카카오뱅크의 상장으로 우정본부와 지분율이 같은 넷마블, 이베이, 스카이블루(텐센트), SGI서울보증도 모두 같은 수준의 차익이 예상된다. 이들 기업은 산업자본이 은행의 지분을 4% 초과해 보유할 수 없다는 은행법 때문에 지분율이 4% 아래로 제한됐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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