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현대중공업그룹이 재무적 투자자(FI) KDB인베스트먼트와 손잡고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 나서면서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올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KDB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꾸려 두산인프라코어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한 소송 우발채무 리스크가 사라지면서 애초 인수전 참여를 꺼리던 현대중공업그룹이 KDB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재무적 부담을 낮추는 방식을 선택했다.

작년 산업은행이 출자해 만든 KDB인베스트먼트는 구조조정 기업을 산은이 오래 보유하는 것보다 시장 중심의 구조조정을 위해 외부에 설립됐다.

사모펀드(PEF)를 조성해 기업에 투자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회사 규모가 커 새로운 주인을 찾기 어려운 대기업을 이관받아 구조조정이나 사업 재편 등을 방식으로 턴어라운드와 기업가치를 성장시킨 후 엑시트하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1호 자산으로 산은이 10년 넘게 보유한 대우건설을 이관받은 바 있다.

매각작업을 밟는 한진중공업에 관심을 보이는 상황에서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도 참여하자 출범 1년 만에 KDB인베스트먼트의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PEF지만, 산은이 출자해 만든 만큼 공적인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국가 주요 산업을 담당하는 기업이 매물로 나오면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매물로 나오면서 국가 핵심기술 유출 등에 대한 우려가 그동안 제기돼 왔다.

이에 KDB인베스트먼트가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할 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으로 현대중공업그룹의 손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의 시장점유율이 1.5%로 세계 20위지만, 두산인프라코어(시장점유율 3.7%, 9위)를 인수하면 글로벌 '빅5' 건설기계업체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KDB인베스트먼트가 구조조정과 기업재편 등을 전문적으로 다루면서 전통산업에 대한 국가 경쟁력 강화 등을 고민하다 보니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에 따른 기술 유출 우려 등을 막기 위해 가장 적합한 인수 후보인 현대중공업그룹과 손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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