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일부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에게 증여하면서 신세계그룹의 경영권 승계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그룹내 양대 축인 이마트와 신세계의 최대주주에 각각 오르면서 두 남매간 분리경영과 책임경영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신세계그룹은 28일 이 회장이 정 부회장에게 이마트 지분 8.22%를, 정 총괄사장에게 신세계 지분 8.22%를 증여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이마트 증여 주식은 3천244억원, 신세계 증여주식은 1천688억원 규모로, 총 4천932억원이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의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은 각각 10%로 낮아졌다.

대신 정 부회장은 이마트 지분 18.56%,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 지분 18.56%를 보유하게 되면서 각각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이 회장은 두 회사의 최대주주에서는 물러났지만, 회장직을 유지하며 양사의 경영에 계속 참여한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지분 증여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책임경영이 중요하다고 판단,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이마트와 신세계의 최대주주에서 모두 물러남에 따라 두 남매에 대한 승계 작업도 속도를 높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011년 신세계로부터 대형마트 부문을 인적 분할해 별도법인 이마트를 출범하면서부터 분리 경영 체제를 구축해 왔다.

2016년 4월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각각 보유하고 있던 이마트와 신세계의 지분을 맞교환하면서 분리경영이 본궤도에 올랐다.

이 회장은 2018년 신세계건설 지분 9.49%, 신세계조선호텔 지분 1.09%를 이마트에 모두 매각하며 상장 계열사 지분을 모두 정리했다.

지금까지 경영권 승계를 위한 준비 단계였다면 이날 지분 증여를 통해 승계를 위한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이마트와 신세계 모두 올 상반기 어닝쇼크를 내며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두 남매의 경영 리더십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증여 시기를 예상보다 앞당겼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마트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474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적자를 냈고, 신세계 역시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431억원 발생해 창사 이래 첫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지분 증여로 신세계의 남매 경영에는 흔들림이 없다는 것을 시장에 알리는 것과 동시에 주주들에게 책임경영 의지를 내보이는 의미가 있다"면서 "다만, 이미 신세계그룹은 2세 경영이 진행중으로 이번 지분 정리는 그 이상의 큰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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