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는 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 간 TV 토론을 앞두고 하락세를 보였다.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최근 들어 초강세를 보였던 달러화는 옵션과 월말 관련 자금 흐름 등으로 이날 약세로 돌아섰다. 투자자들이 미 대선 1차 토론이라는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차익을 실현한 영향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29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5.66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5.498엔보다 0.162엔(0.15%)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7399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6700달러보다 0.00699달러(0.60%) 올랐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4.03엔을 기록, 전장 123.07엔보다 0.96엔(0.78%)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38% 하락한 93,890을 기록했다.

달러화는 2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던 최근 강세 흐름에서 이날 이탈했다. 월말을 앞둔 자금흐름에다 옵션 관련 물량까지 가세하며 달러화 약세를 이끈 것으로 풀이됐다.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최근 달러화 강세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된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날 개최되는 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 토론회에 고정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 간 결전이 생중계되면서 달러화 시세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됐기 때문이다.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바이든 후보가 우위를 보일 경우 안전자산인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수도 있을 것으로 풀이했다.

민주당이 협상 가능성을 열어 둔 가운데 백악관이 수정 제의 형태로 새로운 경기부양책을 제시한 데 따른 기대감 등으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일정 부분 개선됐다.

백악관은 민주당에 1조5천억~1조6천억 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기존의 자신들의 안에서 규모를 줄인 2조2천억 달러 부양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과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등은 이날 아침에도 부양 법안 관련 전화 회담을 했고, 다음 날에도 회담을 이어가기로 한 상황이다.

양측이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부양책이 합의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된다.

투자자들은 경계를 늦추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독일이 봉쇄 조치를 강화하는 등 팬데믹(대유행)의 2차 유행 우려도 여전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빠른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집회 인원 제한 등의 봉쇄 조치를 강화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16개 주지사와 회동 이후 모임 인원 제한 조치를 발표했다.

7일 평균 감염률이 인구 10만 명당 35명에 달하는 지역은 사적 모임의 경우 참여 인원이 25명으로 제한되고, 공적인 모임은 50명으로 제한된다.

감염률이 10만 명당 50명에 달하게 되면, 해당 지역은 사적 모임 인원은 10명, 공적 모임 인원은 25명으로 제한된다.

시장은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국의 경제 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각종 통계 지표에 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

이날 발표된 소비자 신뢰지수는 팬데믹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률을 기록하면 위험자산 선호를 부추겼다. 콘퍼런스보드는 이날 9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달의 86.3에서 101.8로 올랐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90.1을 큰 폭 상회했다.

지난 8월 소비자신뢰지수도 기존 발표 84.8에서 상향 조정됐다.

다음달 2일 비농업부문 신규고용ㆍ실업률 등 장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굵직한 경제지표 발표가 대기하고 있다.

캐나다 외환은행의 외환 전략 헤드인 에릭 브레거는 "오늘 시장은 대부분 옵션 관련 물량과 월말 자금 동향으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브레거는 "엔화 대비 달러화의 하락과 엔화 대비 유로화의 상승에 베팅하는 외환옵션 관련 흐름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웨스턴 유니온 비즈니스 솔루션의 외환딜러인 스티븐 존 콜란젤로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약세를 만회한다면 토론회는 달러에 잠재적인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옵션 트레이더들이 토론회와 관련된 리스크를 크게 보지 않는다는 의미다. 토론회가 열리기 직전인 이날 만기를 맞은 옵션의 내재 변동성은 지난 28일 수준보다 높지 않았다.

미즈호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카라카마 다이스케는 "이번 토론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뒷걸음질 치고 바이든이 선두를 유지한다면 투자자들이 달러에서 손을 놓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 시장은 9월 중순 이후 저점을 확인해 왔다"면서 "문제는 10월의 추세가 어떻게 될 것인가이며 시장 참가자들도 경기부양책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악시코프의 글로벌 시장 전략가인 스티븐 이네스는 "지금 문제는 (미국과 유럽) 양쪽의 정치적 리스크가 엔고 모멘텀을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실질금리가 계속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영역의 충격을 겪어야 한다면 시장은 결국 엔화로 더 자주 끌려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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