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경제지표가 호조세를 보인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양책 기대가 유지돼 하락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30일 오후 3시(이하 동부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7bp 상승한 0.677%를 기록했다. 장중 잠깐 0.7%선을 뚫기도 했다. 9월 들어서는 1.8bp 내렸지만, 3분기에는 2.4bp 올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2bp 내린 0.123%에 거래됐다. 이번달 0.8bp 하락했고, 3분기에는 2.9bp 상승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4.7bp 상승한 1.453%를 나타냈다. 월간으로 변동이 거의 없었고, 7~9월에는 4.3bp 올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52.5bp에서 이날 55.4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전날 밤 첫 대선 TV 토론을 소화한 미 국채시장은 코로나19 재정 부양 협상을 주시했다. 새로운 재정 부양에 진전이 있다는 기대가 국채시장에 부담을 줘 국채수익률을 끌어올렸다.

다만 장기간 제로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영향이 지속해 미 국채시장은 매우 타이트한 범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난타전 양상을 띤 대선 토론 이후 위험 자산을 둘러싼 비관론은 부양책 기대가 상쇄했다. 백악관과 민주당이 합의 타결에는 실패했지만, 계속 대화를 이어나가기로 했고 일부 진전도 있어 증시의 주요 주가지수도 상승세를 유지했다.

재정 부양책이 통과되면 미국 경기 회복이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고, 장기물 위주로 국채 공급이 늘어나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처리 등 여러 쟁점을 놓고 90분 동안 공방을 벌였다. 충돌만 많았지, 정책에 대해서는 거의 제시하지 못했다는 혹평이 나온다.

투자자들은 11월 3일 투표 이후 논란의 장기화를 피하기 위해 확실한 승자가 누가될지 징후를 찾으려 고심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날 국채수익률 상승은 토론 이후 바이든의 승리 예상이 높아진 점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바이든이 당선되면 투자자들은 확장적 지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늘어난 재정 적자를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엘리스 피퍼 시장 전략가는 "협상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에 장초반 주식시장의 매수세가 생겨났고, 채권시장에는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제퍼리스의 톰 시몬스 자금시장 이코노미스트는 "토론이 끝난 후 트럼프 대통령은 토론에서 관심을 빼낼 무언가를 찾고, 자신에게 좀 더 긍정적인 시각으로 이야기를 돌릴 것이라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제조업의 중심지인 시카고 지역 경기가 예상을 훨씬 웃돌아 위험 심리를 지지했다. 공급관리협회(ISM)-시카고에 따르면 9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51.2에서 62.4로 급등했다. 2018년 12월 이후 가장 높다.

또 미국의 9월 민간고용은 74만9천 명 늘어나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음달 2일 9월 비농업 고용보고서를 앞두고 나온 자료다.

2분기 성장률 위축세는 개선됐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는 연율 -31.4%로, 앞서 발표된 잠정치 -31.7%, 속보치 -32.9%, 시장 예상보다 양호했다.

BMO 캐피털 마켓의 이안 린젠 미 금리 전략 대표는 "국채수익률 레인지를 깰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금요일의 9월 고용보고서가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본토벨 웰스 매니지먼트의 산드린 페레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대선 토론에 초기에는 많은 반응이 있겠지만, 미국 경제에는 단기적으로 제한적인 영향만 미칠 것"이라며 "대선 승리 쪽의 정책이 시행되는 데 몇 년이 아니라도 보통 몇 달은 걸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DWS의 그레그 스테이플스 채권 대표는 "강한 주가 랠리와 국채 매도를 보고 있는데, 바이든이 민주당 승리 가능성을 높이고 더 많은 적자 자금지원 부양이라는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는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나 일부 강한 경제 지표가 있었고, 분기 말 정치, 경제, 자금 흐름, 소음을 분리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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