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최진우 기자 = 여당과 야당이 7일 정부가 도입하려는 재정준칙에 대해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여당은 정부가 재정 건전성에만 목을 맨다고 지적한 반면, 야당은 재정준칙이 '느슨하다'며 질타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필요하다'면서 여야의 공세에 맞섰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출석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면서 (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44%가 됐지만, 한 해에 그치는 게 아니라 4년 뒤에는 50%대 후반까지 올라가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재정) 준칙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는 "재정준칙이 유럽연합에서도 사실상 사문화했는데 굳이 도입하는 이유가 뭔가"라는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대한 답이다.

홍 부총리는 "국가채무가 완만하게 늘어나고 있다고 하지만 그 의견은 같이하지 않는다"면서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것을 완만하다고 표현할 수 없고 그런 의미에서 재정준칙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그는 "선진국도 위기 시에 준칙을 도입하고 성과를 거둔 적 있다"며 "독일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도입하고 유예기간을 둬 적용하고 있다"고 했다.

홍 부총리는 "코로나19 위기과정에서 급격하게 늘어난 재정 역할에 대해 준칙이 필요하다고 봤다"며 "현실적인 관점에서 유예기간을 두고 예외조항을 강구하는 등 노력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홍익표 의원은 "국가채무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걱정해야 하는 것은 경기침체"라며 "기재부는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려는 입장도 있지만, 미래 성장동력을 만들어내고 경제 활성화하는,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기능도 있다. 지금은 지나치게 한쪽에만 치우쳐 있다"고 지적했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홍익표 의원을 거들었다.

기 의원은 "다른 국가들도 재정준칙을 유예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이런 논쟁을 불러일으킨 것이 의문"이라며 "논쟁 자체가 재정 역할을 축소할 수 있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코로나19 위기 과정에서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면서 "몇 년 간 과정을 보면 국가채무 증가 속도, 재정적자가 떨어지지 않는 상황이 저는 우려가 된다"고 토로했다.

야당에서도 재정준칙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은 직접적으로 재정준칙 산식을 비판했다.

정부는 앞서 '[(국가채무비율/60%)×(통합재정수지 비율/-3%)]≤1.0'이라는 한도 계산식을 마련했다. 이에 대해 류 의원은 "40%가 재정 건전성 마지노선이라고 해놓고 왜 또 60%인가"라며 "국가채무비율이 1%라면 통합재정수지는 마이너스(-) 180%까지 써도 되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국가채무비율이 제로(0)라면 통합재정수지는 무한대까지 쓸 수 있는 아주 이상한 산식"이라고 부연했다.

홍 부총리는 "의아하다"면서 반박했다.

홍 부총리는 "산식에 대해 오해하고 계시다"며 "국가채무비율이 극단적으로 그렇게 된다면 5년마다 산식을 리뷰하기로 했기 때문에 그런 수치가 되면 산식이 유지가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실질적으로 벌어질 수 없는 일을 가지고 산식을 평가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기준을 통합재정수지로 하고 2025년부터 도입하겠다는 정부의 재정준칙 방안에 대해 공세를 펼쳤다.

추 의원은 "2039년부터 통합재정수지는 국민연금 때문에 적자가 나게 돼 있다"면서 "한도를 얼마나 느슨하게 관리하려고 이렇게 한 건가"라고 의구심을 표했다.

그는 "유예기간도 2025년으로 하면 하겠다는 건가, 말겠다는 건가"라며 "보통 (국가채무비율) 60%, (통합재정수지) -3% 이런 식으로 제한을 두는데 이걸 곱하기를 해놓으니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통합재정수지를 쓴 것"이라며 "통합재정수지가 -4%(적자 비율)를 넘었고, (-3%는) 굉장히 엄격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가채무비율도 올해 44%가 됐는데 중기재정계획을 냈지만 4년 뒤 50% 후반으로 간다"면서 "그래서 60%로 설정한 것. 유럽연합을 벤치마킹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사정을 봤다"고 설명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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