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다음 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이주열 한은 총재의 매파적 발언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13일 연합인포맥스가 거시경제 및 채권전문가 17명을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기준금리가 0.50%에서 동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내수 부진이 이어졌지만, 수출이 개선되는 등 경기가 점차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서다.

박종훈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행이 적어도 올해 말까지 금리를 동결하고 2021년 말까지도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다"며 "경기 상황이 미미하게나마 개선되고 있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을 바꿀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책 변화 기대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 관심은 이주열 한은 총재의 발언에 쏠린다. 참가자들은 추가 완화 신호에 대한 기대보단 한은의 매파 본색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코로나19에 대한 국내 방역 조치가 다소 완화된 데다 주택시장 등 금융 불균형 위험도 여전해서다.

A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이변이 없는 한 한은은 당분간 정책을 동결할 것이다"며 "한은이 주택시장에 대한 우려를 지나치게 강조해 채권시장의 약세를 촉발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에서 위원들은 금융 불균형 위험에 대해 경계를 드러냈다.

한은 관련 부서도 당분간 가계 부채 증가율이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 부서는 주택시장에서 소위 규제의 풍선효과와 학습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가계 부채가 예상과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주택거래의 증가, 전셋값의 상승 등 최근 여건을 고려할 때 당분간 가계 부채 증가율이 비교적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이 추가 완화 신호를 제시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신호를 주더라도 시장에서는 오히려 의구심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B 시중은행의 채권 운용역은 "한은이 도비쉬 멘트로 시장을 달랜다고 해도 반응은 크지 않을 수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에도 금리 정상화를 언급했던 사례가 있어서 쉽게 강세 베팅으로 대응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C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한은이 금리를 더 내리지 못할 이유와 올리지 못할 이유도 명확하다"며 "향후 정책 변화를 시사하는 것이 아니라면 섣부른 매파 발언으로 시장 우려를 자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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