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서 국내 주요 대기업들도 회사채시장에서 작년보다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해간 것으로 나타났다.

SK그룹이 현재까지 가장 많은 회사채를 발행한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이 순위를 바짝 끌어올리며 선두를 추격하는 모습이다.

13일 그룹사별 회사채 발행추이(화면번호 8474)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3분기까지 가장 많은 회사채를 발행한 곳은 SK그룹이었다.

SK그룹은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매 분기 누적 발행량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3분기 찍은 회사채는 6조8천5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5% 감소했고, 전체 발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43%로 4%p 가까이 축소했다.

지난해 1조원 넘는 회사채를 찍은 SK인천석유화학과 SK에너지가 올해 5월 각각 '부정적' 등급전망을 받으면서 자금 조달을 우회한 영향이다.

발행량 2위는 현대차그룹으로 1년 전보다 순위를 두 계단 끌어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74.5% 늘어난 4조144억원어치를 찍었다.

현대건설이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발행을 늘렸고 현대차가 4년 만에, 기아자동차가 3년 만에 회사채시장을 찾아 각각 6천억원씩 조달했다.

롯데그룹은 그룹사 가운데 세 번째로 많은 회사채를 발행했다.

4조원에 조금 못 미치는 3조9천65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3.1% 증가했다.

호텔롯데가 지난 6월 '부정적' 꼬리표를 달았음에도 1년 전의 두 배 넘는 1조500억원 규모 회사채를 찍었다.

롯데컬처웍스와 롯데GRS 등은 설립 이래 최초로 회사채시장을 찾았다.

4위는 LG그룹으로 3조1천600억원을 회사채로 조달했다.

발행량이 전년 동기보다 8.4% 소폭 감소하면서 1년 전 대비 순위가 두 계단 밀렸다.

LG상사와 LG이노텍, 팜한농 등이 올해 들어 회사채 발행을 재개했지만 LG유플러스가 전년 동기의 절반에 못 미치는 7천억원 발행에 그쳤고 LG디스플레이도 8분의 1인 500억원 발행에 머물렀다.

5위는 순위를 한 칸 상승시킨 GS그룹이 차지했다. 2조1천9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4% 늘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1년 새 7계단, 삼성그룹이 9계단 순위를 끌어올려 각각 6, 7위를 차지한 가운데 한화그룹은 5계단 밀려났다.

지난해 3분기까지 한화그룹 10개 계열사가 2조180억원의 회사채를 찍은 반면 올해 들어선 5개 계열사가 절반 수준인 1조1천250억원 발행에 그쳤다.

SK그룹은 올 4분기 9천74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예정돼 있어 모두 차환한다고 가정하면 순위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그룹은 4천300억원, LG그룹은 4천100억원, 현대차그룹은 2천850억원, 한화그룹은 2천200억원 등 연내 회사채 만기를 맞는다.

코로나19 여파로 상반기 회사채시장이 경색됐지만 전체 발행량은 소폭 확대했다. 3분기까지 총 39조2천857억원으로 1년 전보다 3.9% 증가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SK그룹은 회사채시장 '빅 이슈어'지만 올해는 정유ㆍ화학 업종에 '부정적' 등급전망이 달려 수요예측 부담이 일부 작용했을 것"이라며 "정유사들은 연초 회사채 발행이 어려울 때 CP(기업어음)를 많이 찍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현대차그룹이 특히 많이 발행했는데 고정비 부담이 있어 현금이 많이 필요한 업종"이라며 "회사채 발행을 늘리라는 회사 내부 지침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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