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져 상승했다. 특히 존슨앤드존슨이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을 중단한다고 발표하면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다시 강해졌다. 미국 경기 부양책이 교착 상태로 접어든 데 따른 실망감도 미 국채 매수를 부추겼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3일 오후 3시(이하 동부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4.9bp 내린 0.726%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1.4bp 하락한 0.139%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6.0bp 내린 1.513%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62.2bp에서 이날 58.7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미국의 초대형 제약사인 존슨앤드존슨이 전날 임상 참가자 가운데 한명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발병으로 임상시험을 중단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존슨앤드존슨 측은 임상시험 동안 이런 중단은 드물지 않다고 강조했다.

경쟁사인 아스트라제네카도 영국의 임상 참가자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발병으로 지난 9월에 코로나 19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을 한때 중단했었다.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이던 일라이릴리도 항체 치료제 임상시험을 잠정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2차 유행 우려가 짙어지는 가운데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소식은 리스크 오프(risk-off:위험회피) 재료로 작동했다.

미국의 경기부양책은 다시 안갯속으로 들어갔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뚜렷한 견해차를 보이면서 협상이 교착상태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공화당 소속인 미치 매코널 상원 의장은 제한적 표결을 통해 경기부양책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백악관의 경기 부양책이 충분하지 못하다며 이견을 드러냈다.

지난 9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시장 예상에는 부합했지만, 둔화세를 이어갔다.

미 노동부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2% 올랐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0.2% 상승과 같았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6~7월 연속 전월 대비 0.6% 올랐다가 8월에 0.4% 상승하는 등 최근 상승폭이 다소 줄어들고 있다.

암허스트 피어폰트의 스티븐 스탠리는 "지난주 신규물 발행 급증 이후 공급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채권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스탠리는 "전반적인 추세가 상승할지 하강할지, 횡보할지 모르겠다"면서 "대규모 공급이 있는 주에는 수익률이 내려가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 같다"고 말했다.

BMO 캐피털마켓의 미국 금리전략 헤드인 이안 린젠은 "이번에 나타난 위험 회피 현상은 코로나19 백신 개발 진척이 기대만큼 즉각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보도에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반센 그룹의 데이비드 반센은 "경기부양 협상이 진행되거나 되지 않는 데 따른 단기변동성과 관련된 단기물 거래 포지셔닝이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투자자들이 정국 경색으로 새로운 부양책이 구체화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볼 때마다 채권 가격은 오르고 수익률은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장은 선거 이전이든 선거 이후이든 아니면 두 쪽 다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점을 잘 인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포트 글로벌 증권의 국채 트레이더인 톰 디 갈로마는 "유럽 전역에서 코로나 19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국채 가격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 "영국의 재봉쇄와 존슨앤드존슨의 백신 임상시험 중단 소식도 리스크 오프의 원인이 됐다"고 진단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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