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국내은행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주춤했던 캥거루본드(호주달러채권) 발행에 나서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우리은행은 캥거루본드 발행을 위해 투자자 로드쇼에 착수했다.

앞서 신용평가사 무디스로부터는 신용등급 'A1'을 받았다. 우리은행은 이번 발행을 위해 30억 호주달러 규모 채권 발행 프로그램을 설정했다.

한국물 호주달러채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발행이 주춤했다. 그러다 지난 8월 유통금리 하락세를 포착한 산업은행의 5억 호주달러 발행을 시작으로 지난달에는 신한은행이 4억 호주달러를 발행했다.

은행들이 캥거루본드 발행 대열에 하나둘 합류하는 이유는 호주달러채 유통금리가 달러채와 함께 빠르게 안정세를 되찾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호주달러채는 발행사 입장에서 달러채보다 조달비용을 더 낮출 수 있어 매력적이다.





최근 호주 역내시장에서 선순위채 물량이 감소하면서 캥거루본드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된 점도 영향을 끼쳤다. 산업은행은 투자 수요에 힘입어 최종 가산금리를 무려 62bp까지 낮췄다.

은행들이 외화유동성비율을 맞추고 조달처를 다변화하려는 필요도 작용했다. 은행들은 코로나19 사태로 국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자 혹시 모를 리스크에 대비한 완충 장치를 강화하기 위해 외화 자산을 늘리는 중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 등 4개 은행이 확보한 외화자산은 1천650억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8.6% 늘었다. 그런데도 은행들의 평균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120.5%로 작년 말보다 0.1%포인트(p) 오르는 데 그쳤다.

특히 올해는 은행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형태로 외화채를 발행하는 모습이다. 신한은행도 지난달 캥거루본드를 ESG 채권 형태로 발행했다.

코로나19 피해기업을 지원한다거나 코로나19 확산방지 지원 용도로 자금을 사용한다고 하면 ESG 채권으로 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ESG 채권은 특히 코로나19 이후로 투자수요가 늘어 조달에 유리하다. 글로벌 투자자 중에서 ESG를 일정 비율 이상 담아야 하는 투자자들 수요도 받을 수 있게 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금리 레벨만 보면 호주달러가 유로보다는 높지만, 코로나19 개선 기대감을 고려하면 호주 쪽이 상대적으로 투자자들 수요가 더 높다"며 "ESG 채권이 덜 활성화된 국내와 달리 외국은 ESG 수요가 있는 점 등도 종합적으로 반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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