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4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대선 전에는 부양책 도입이 어려울 것이란 인식이 더 강화되면서 하락했다.

미국 국채 가격은 대선 전 재정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이 희박해져 상승했다.

달러화는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에도 전날 강세에 따른 되돌림 현상 등으로 약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감산 합의 이행 의지를 재확인한 데 힘입어 상승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은 부양책 협상을 이어갔다.

므누신 장관은 일부 이슈에서 진전을 이뤘지만, 부양책의 규모뿐만 아니라 정책 내용 관련해서도 이견이 남아 있다면서 대선 전 타결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펠로시 의장이 항공사 지원 단독 부양 법안의 타결 의향도 없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펠로시 의장의 대변인은 양측의 대화가 건설적이었다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계획 등과 관련한 이견이 여전하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백악관이 증액해 제시한 1조8천억달러도 부족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공화당은 월말에 소규모 부양책 도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므누신 장관과 펠로시 의장은 다음 날에도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지만, 전격적인 타결에 대한 기대는 더욱 줄어들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65.81포인트(0.58%) 하락한 28,514.0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3.26포인트(0.66%) 내린 3,488.6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5.17포인트(0.80%) 떨어진 11,768.73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미국 부양책 협상과 주요 기업 실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 등을 주시했다.

부양책 타결에 대한 기대가 감소했지만 일각에서는 부양책이 대선 이후라도 결국 도입될 것이란 점은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고 의회도 민주당이 장악하는 상황이 되면 대규모 경제 부양이 단행될 수 있다는 기대가 적지 않다.

3분기 기업 실적은 혼재됐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골드만삭스는 시장 예상을 훌쩍 넘어서는 순익과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웰스파고는 시장 기대에 다소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놨다.

코로나19 상황도 다시 불안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전일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5만2천 명을 넘었다. 7일 평균 확진자 수도 5만 명 수준으로 다시 늘었다. 입원 환자도 8월 말 이후 최대 수준으로 증가한 상황이라고 저널은 지적했다.

유럽에서도 확진자가 연일 급증하면서 봉쇄 조치가 속속 강화되는 중이다.

프랑스는 파리 등 주요 도시에 대해 야간통행 금지 명령을 내렸다.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서도 우려가 제기됐다.

존슨앤드존슨(J&J)이 부작용으로 백신 임상시험을 일시 중단하는 등 좋지 않은 소식들이 최근 나왔다.

다만 다수의 백신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만큼 적어도 하나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는 유지되는 중이다.

미·중 관계에 대한 우려도 또 불거졌다. 일부 외신은 미국 정부가 중국 앤트 그룹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는 양호했다.

노동부는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0.2% 상승보다 높았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의 낙관론이 유지되고는 있지만, 코로나19 상황 등에 따라 취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커먼웰스 파이낸셜 네트워크의 브레드 맥밀란 최고투자책임자는 "시장은 현재 원활한 대선과 대규모 부양책, 팬데믹의 종료와 경제가 내년 초에는 2019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를 바탕으로 거래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런 낙관론은 일부 지역의 코로나19 급증 등 부정적인 뉴스에 취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가 지속 회복되고 있지만 고용 증가는 상당폭 둔화했으며, 해고는 매우 많은 수준"이라면서 "여전히 팬데믹 이전 고용으로 돌아가는 데 중간 정도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27% 오른 26.40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5bp 내린 0.721%를 기록했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 국채 값은 재정 부양책 협상 교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차질, 대선 불확실성 등 위험 회피 요인이 지속해 장 초반부터 상승했다.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날 오후 "부양책 규모뿐만 아니라 정책 내용 관련해서도 이견이 남아 있다"면서 "대선 전에 민주당과 부양책 협상을 타결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해 희망은 더 꺾였다.

미 국채시장은 부양책 관련 소식에 민감하게 움직였다. 최근 둔화하고 있는 경기 회복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부양책이 필수적이다. 부양책이 통과되면 장기물 위주의 대규모 신규 국채 발행도 불가피하다.

앞서 미치 매코널 미국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5천억 달러 정도의 제한적인 코로나19 부양 패키지를 표결에 부치겠다는 계획을 공개해 부양책 기대는 낮아졌다. 공화당의 계획은 민주당이 제안한 것보다 규모 면에서 훨씬 더 적을 뿐만 아니라 큰 규모를 추진하는 백악관과도 다르다. 민주당이 이를 막아 통과 실패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제약회사 일라이릴리와 존슨앤드존슨(J&J)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후보 물질에 대한 임상시험을 중단했다고 발표한 점 역시 투자심리를 억누르고 있다.

위험자산을 둘러싼 낙관론은 빠르게 소멸하고,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 4월 이후 형성된 0.51~0.91% 범위의 중간에 위치했다.

미국의 9월 생산자물가지수는 0.4% 올라 예상보다 높았지만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미국의 입원율은 8월 29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미국 외에도 코로나19 재확산세가 빨라져 각국이 올 상반기에 경제 활동을 위축시켰던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봉쇄 등을 다시 내놔야 할 것이라는 관측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8월 유로존 산업생산이 전달보다 0.7% 증가하는 데 그치는 등 유로존의 제조업 회복 열기는 식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전월과 비교해 5.0% 증가했다. 전반적인 유럽 국채시장을 대표하는 10년물 독일 국채수익률은 내렸다.

BMO 캐피털의 벤 제프리 전략가는 "므누신 장관의 발언이 국채수익률을 끌어내렸다"며 "이것이 주요 이벤트였으며 국채수익률은 이번주 들어 레인지에 갇혀 있다"고 말했다.

제퍼리스의 톰 시몬스 자금시장 이코노미스트는 "바이러스 백신 뉴스는 차지하고 부양책은 트레이딩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현시점에서는 올해 안에 어떤 것도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라보뱅크의 분석가들은 "공화당의 법안이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UBS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의 로드릭 본 립시 매니징 디렉터는 "시장의 가장 큰 우려는 재정 부양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내포한 정치권"이라며 "경기 부양책을 놓고 정치적 줄다리기가 계속되면서 시장은 규모와 시기에 대해 관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TS 롬바르드는 "주기적인 디스인플레이션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공포를 대체할 것"이라며 "일부 디플레이션일 수도 있는 디스인플레이션은 올해 경제와 부상하고 있는 침체 환경에 기록적인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미국이 또 다른 경기부양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2021년까지 저 인플레이션 기간이 연장될 것"이라며 "부양책을 둘러싼 전쟁이 현 침체를 악화하고 있으며, 2021년 후반이나 2022년까지 회복세를 밀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5.12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5.492엔보다 0.372엔(0.35%)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7518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7490달러보다 0.00028달러(0.02%) 올랐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3.51엔을 기록, 전장 123.89엔보다 0.38엔(0.12%)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15% 하락한 93.365를 기록했다.

전날 달러 인덱스 기준으로 3주 만에 최고의 상승세를 보였던 달러 강세는 일단락됐다. 9일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유로- 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도 제한됐다. 미국의 경기 부양책 타결과 코로나19 백신에 개발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면서 위험자산인 미국 증시 등이 약세를 보여서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뚜렷한 견해 차이를 보이며 경기 부양책은 교착 상태로 접어들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대선 전에 민주당과 부양책 협상을 타결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과 일부 이슈에서 진전을 이뤘지만, 부양책의 규모뿐만 아니라 정책 내용 관련해서도 이견이 남아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에 앞서 펠로시 의장의 대변인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므누신 장관과 펠로시 의장이 이날 오전 약 1시간 대화를 했다고 전했다.

증폭된 코로나 19에 대한 우려도 위험 선호 심리를 약화했다. 존슨앤드존슨이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힌 데다 일라이릴리도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에 대한 임상시험을 중단한다고 밝히면서다.

프랑스가 코로나19의 재확산에 대응해 파리 등 주요 도시에 대해 야간 통행 금지를 실시하는 등 오는 17일부터 국가 비상사태를 다시 발동한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교착상태에 빠진 미국의 경기부양책과 코로나19 2차 유행 우려와 백신 및 치료제 개발 난항 등은 달러화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풀이됐다.

애널리스트들은 유로화와 파운드화가 달러화에 대해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코로나19의 2차 유행을 억제하기 위해 경제 활동에 대한 제한 조치가 재개된 데 따라 투자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외환시장 동향은 결국 다음달 3일로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위험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어 달러화가 당분간은 지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FX스트리트닷컴의 분석가인 조셉 트레비사니는 "지금 달러화는 경기 부양 관련 뉴스에 그냥 왔다 갔다 한다"면서 "크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파운드의 경우는 브렉시트(Brexit)에 따라 등락을 거듭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보리스 존스 영국 총리가 좋은 것이 있다고 말하면 올라가고, 나쁜 것이 있다고 말하면 내려간다"면서 "코로나 19에는 크게 반응하지 않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미즈호 증권 수석 외환 전략가인 야마모토 마사후미는 "많은 요인이 달러화 강세 쪽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경기부양책은 선거 후에 나올지도 모른다"면서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절상을 저지하고 있고, 청산해야 할 유로화 매수포지션도 많아 유로화를 살 이유도 없다"고 풀이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84달러(2.1%) 상승한 41.0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 이행 의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상황 등을 주시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일 통화를 하고 감산 이행 준수 의지를 재확인했다.

사우디 관영 통신은 "양측은 모든 산유국이 지속해서 OPEC+의 합의를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유가가 지속해서 불안할 경우 OPEC+가 대규모 감산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재차 자극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앞서 사우디가 내년 초에 예정된 감산 규모 축소를 내년 1분기 말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던 바 있다.

북반구의 겨울철을 맞아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는 점은 유가의 상단을 제한했다.

유럽에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다시 가팔라지면서 봉쇄 조치도 강화되고 있다.

프랑스는 파리 등 대도시에 대해 오는 토요일부터 야간 통행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영국에서도 봉쇄 조치가 더 강화될 것이라는 보도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도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7일 평균 기준으로 5만 명에 육박하는 등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북반구의 겨울철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봉쇄 조치가 다시 강화되면, 원유 수요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국의 대선 전 신규 부양책 도입에 대한 기대도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대선 전에 부양책이 합의되고 집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산유국들의 대규모 감산 지속에 대한 기대를 표했다.

스네이더 일렉트릭의 로비 프레이저 수석 원자재 연구원은 "러시아와 사우디 모두 감산 이행 약속을 재확인했다"면서 "산유국들이 대규모 감산을 내년까지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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