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김지연 기자 = 아시아나항공이 외부 컨설팅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위한 작업을 본격화한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컨설팅 자문사로 경영전략 컨설팅 기업 베인앤드컴퍼니와 회계법인 EY한영을 선정했다.

지난달부터 다수의 기관으로부터 제안서를 접수해 평가한 결과 이들 회사를 최종 낙점하고, 이번 주부터 아시아나항공 및 그 자회사들에 파견돼 모든 영업 및 재무 정보를 받아 실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단순 구조조정이 아니라 사업구조 재편을 동반해야 한다는 점, 국내 2위 국적기인 대형 항공사가 매각이 무산된 이후 다시 채권단 관리 체제로 들어와 대대적인 경영 정상화 작업을 이뤄내야 한다는 점 등을 고려해 2개사에 컨설팅을 동시에 맡긴 것으로 보인다.

EY한영은 2015년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을 재인수해 그룹을 재건할 당시부터 회계 자문을 제공해 왔던 인연이 있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자문단에도 선정되며 계속 관련 작업을 해 온 만큼 연속성 측면에서도 유력한 후보로 꼽혀왔다.

EY한영은 최근 두산의 구조조정과 친환경 에너지기업으로의 전환을 제시한 컨설팅 업무도 수행한 바 있다.

베인앤드컴퍼니는 지난해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나설 때 자문을 제공한 경험이 있다.

당시 애경이 아시아나항공을 품고 국내 최대 항공 그룹으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그리는 데 자문한 만큼 아시아나항공 내부 사정에 대해 잘 안다는 평가다.

EY한영은 실사 및 재무·회계적인 측면에서 구조조정을 주도하고, 베인앤드컴퍼니는 구조조정 이후 사업재편 등을 고려해 향후 그룹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시아나항공 컨설팅 업무는 약 두 달 간 진행된다.

2조4천억원 규모의 기안기금 활용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작업은 물론, 노선조정·원가절감·조직개편 등을 통한 구체적인 구조조정 방안과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분리매각 여부 등도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달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외부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정상화하고 추후 통매각이나 자회사 분리매각에 나서겠다"고 말한 바 있다.

채권단이 현재 보유한 8천억 원 규모 영구채의 출자 전환과 대주주인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지분(30.79%) 감자 여부와 시기, 규모 등도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지게 된다.

이르면 내년 초께 구조조정 이후 아시아나항공이 지속가능한 경영 전략을 세우기 위한 밑그림도 채권단 측에 보고될 것으로 예상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기준으로 아시아나항공 재무 상태를 업데이트해 재점검하면 예상보다 상태가 좋지 않을 수 있어 구조조정 강도가 세질 수 있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업 경영 정상화가 쉽지 않아 재매각 추진 등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커 채권단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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