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한국기업평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국내 대형 유통업체 4곳에 신용도 하방압력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한기평은 16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유통업계 실적 전망' 보고서에서 "유통업계 실적에 부정적인 요인이 우세한 상황에서 사업경쟁력 등에 기반한 실적 회복이 선행되지 않을 경우, 개별업체의 구조조정과 자산매각을 통한 재무 구조 개선 효과는 단기에 그칠 것"이라며 이같이 진단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비의 양극화, 비대면 채널에 대한 선호도 상승 등으로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에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면서 유통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한기평은 "온라인은 높은 성장세를 보이지만, 경쟁 심화로 적자가 이어지고 있고, 온라인 전문 유통업체와 포털 사이트 등의 공세로 당분간 유통업체들의 흑자 전환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개별 기업별로 롯데쇼핑에 대해서는 소비 패턴 변화에 대해 경쟁사들보다 대응이 늦어져 현금 창출력이 약화했기 때문에 유의미한 실적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진행 중인 대규모 구조조정 비용 역시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마트의 경우 대형마트는 소비 패턴 변화에 취약하고, 온라인은 경쟁 강도가 높아 실적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간 1조원이 넘는 투자와 신종자본증권 상환 등으로 재무적 안정성도 저하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신세계는 정부 정책에 힘입어 올 2분기를 저점으로 면세점 적자 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코로나19가 해소되더라도 국가 간 출입국 여객 증가에 따른 면세점의 실적과 재무 구조 회복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백화점은 신규 면세점 개점 등 투자 부담으로 등급 하향 변동요인의 조건을 충족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사업 초기 단계인 면세점의 안정화 속도에 따라 사업 다각화 및 재무 안정성 개선 여부가 결정돼 당분간 면세사업에 대해 모니터링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한기평은 올해 영업이익에 대해서는 "4개 유통업체 모두 큰 폭으로 감소할 전망"이라며 "영업이익 감소율은 이마트가 가장 크고, 롯데쇼핑, 신세계, 현대백화점 순"이라고 추정했다.

이마트의 주력 사업인 대형마트가 소비 패턴 변화에 가장 취약하고, 온라인 사업 역시 단기 내 영업이익 창출이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롯데쇼핑 역시 상대적으로 고정비가 높고, 하반기 이후 본격화될 구조조정 비용이 영업이익에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기평은 "올해 이후 실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재무 안정성 유지 여부가 더욱 중요해졌다"며 "유통업체는 코로나19와 소비패턴 변화 가속화로 재무 안정성 개선 가능성이 작아 점포 구조조정 및 자산 매각 진행 상황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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