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1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두며 2개 분기 연속 조 단위 영업이익을 낼 전망이다.

3분기 스마트폰 판매가 늘어난 데 따라 모바일용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증가했고, 미국의 제재를 앞둔 화웨이(華爲)가 대규모 주문을 쏟아낸 영향이다.

16일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간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14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컨센서스를 실시한 결과, SK하이닉스는 3분기에 7조8천400억원의 매출과 1조2천47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관측됐다.

올해 2분기 1조9천467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후 2분기 연속 조 단위 영업이익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분기 1조3천66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후 2분기 6천736억원, 3분기 4천726억원, 4분기 2천360억원, 4분기 8천3억원으로 4분기 연속 1조 미만의 영업이익을 낸 바 있다.

당초 SK하이닉스는 올해 4월 이후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간 데 따라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다시 1조원 미만으로 내려갈 것으로 추정됐다.

데이터센터 기업들이 자체 재고를 소진하면서 이들의 메모리 반도체 주문이 줄었다.

그러나 3분기 스마트폰 판매가 증가하면서 모바일용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이를 상쇄한 것으로 관측된다.

화웨이가 9월 미국 제재에 앞서 반도체 대량 주문을 내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개선효과가 있었을 것으로도 보인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을 화웨이발(發) 특수가 상쇄한 것이다.

박성순 케이프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D램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출하량 증가율)는 전 분기 대비 2.0%, 낸드는 12.0%로 기존 가이던스를 상회할 것"이라며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기업의 재고 소진으로 서버향 수요가 부진했지만, 모바일 수요가 출하량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화웨이의 공격적인 주문이 있었고, 재택근무 추세에 따른 노트북 수요도 이어졌다"며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재고가 2분기 대비 증가하지 않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가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실적 저점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지난해 매출에서 11.4%(3조원)를 차지하는 화웨이와 거래가 끊긴 점이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는 중장기적으로 화웨이를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국의 다른 스마트폰 생산 업체가 대체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당장 4분기 실적에 비상이 걸렸다.

화웨이가 미 제재에 앞서 올해 3분기까지 '입도선매'한 반도체 재고가 최소 6개월 치 분량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화웨이의 재고가 모두 소진돼 스마트폰이 중단될 때까지는 대체 매출처로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

화웨이의 '입도선매'가 끝나면서 4분기에는 메모리 반도체 평균판매가격(ASP)의 하락도 불가피하다.

트렌드포스는 "D램 시장 전체가 공급과잉 상태에 있어 가격이 상승할 여력이 없다"며 "오는 4분기에 PC D램 가격이 3분기보다 10% 이상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2016~2019년 발생한 메모리 반도체 수요와 공급의 조정이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마무리되는 국면에 있는 데다, 중장기적으로는 메모리 반도체 성장 추세가 견조해 내년 1분기부터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반등세를 탈 전망이다.

올해 4분기부터 아마존을 비롯한 데이터센터 기업들의 메모리 반도체 구매가 재개된 점도 긍정적이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 데이터센터 기업의 수요는 다소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화웨이의 구매 중단으로 내년 1분기까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이 지연될 수 있다"면서도 "화웨이의 빈자리를 메울 애플과 오포, 비보, 샤오미 등이 이미 SK하이닉스의 고객인데 따라 내년 상반기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전환기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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