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한국은행은 최근 고용이 임금을 거쳐 물가에 파급되는 영향이 과거보다 약화했다며 이는 필립스 곡선 평탄화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한은은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서 미국에서 견실한 고용시장이 유지되는 데도 인플레이션이 유발되지 않는 현상이 필립스곡선 평탄화와 관련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필립스 곡선이 평탄화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같이 답했다.

필립스 곡선은 영국 실업률과 명목임금 상승률 간 음(-)의 관계가 있음을 나타낸 경제학자의 이름에서 유래한 곡선으로 이후 미국 등 주요국에서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간의 음의 통계적·경험적 상관관계가 존재함을 나타냈다.

지난 8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잭슨홀 미팅에서 미국에선 고용시장이 견실하게 유지돼도 인플레이션이 유발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은은 필립스곡선 평탄화 요인으로 ▲물가 안정 기조 정착 ▲노동시장 구조변화 ▲세계화 진전 및 기술혁신 등이 제시된다고 전했다.

물가안정목표제를 채택한 가운데 중앙은행의 신뢰성과 독립성 향상으로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착하면서 물가 변동성이 과거에 비해 축소됐다는 진단이다.

또한, 노동 절약형 기술혁신에 따른 자동화·무인화, 저숙련 위주의 서비스업 일자리 증가 등으로 전반적인 임금상승률이 둔화하고, 경기·고용 여건 개선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파급경로가 약화된 점도 이유로 꼽았다.

한은은 오히려 무역 개방 확대와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 강화 등으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국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력이 확대됐다고 해석했다.

한은은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간의 관계는 대체로 음의 관계를 보이나 상관관계가 높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지난 2010년 1분기부터 올해 2분기 중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의 상관계수는 마이너스(-) 0.25를 나타냈다.





지난 8월 미 연준도 성장과 물가 간 관계가 약화하는 필립스곡선 평탄화로 물가 상승률이 연준의 목표 수준인 2%를 하회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의 이유로 통화정책체계를 평균물가목표제로 전환한 바 있다.

sska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0시 0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