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던 현대·기아차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 상황에서 대규모 비용을 실적에 반영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3분기 실적에 3조4천억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품질비용을 반영하기로 하면서 현대·기아차는 급기야 적자 가능성까지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신차 효과와 일부 수요 회복을 바탕으로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거둘 수 있었지만, 품질과 관련한 고객 보호와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현대·기아차는 오는 26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19일 이례적으로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한 컨퍼런스콜을 열어 품질 비용 3조3천600억원을 올해 3분기에 반영한다고 밝혔다.

떨림과 시동 꺼짐 등 결함 논란에 휩싸인 세타2 GDI 엔진과 관련해 현대·기아차는 세타2 GDI 엔진을 장착한 2010~2019년 차량에 대해 평생 보증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한 바 있다.

이에 지난 2018년 3분기 4천600억원을, 2019년 3분기에 9천200억원의 충당금을 설정하고 해당 분기 실적에 반영했다.

올해는 그 규모를 더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충당금 반영 이후 엔진을 교환하는 사례가 예상보다 많았고 평생 보증 기간도 현실적으로 재산정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세타2 GDI 외에 기타 엔진에도 KSDS(엔진 진동감지센서) 장착을 검토하면서 추가로 8천억원가량의 충당금을 쌓았다.

일부 고객 불만 사례가 접수되는 기타 엔진의 경우에 대해서 미리 조치를 취해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의도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품질비용 반영으로 적자 전환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기아차가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실적 발표 전 투자설명회를 연 것으로 해석했다.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10.7% 급증한 1조1천760억원으로, 기아차는 100.51% 증가한 5천845억원으로 추정됐다.

코로나19 재확산에도 견조한 내수 판매와 함께 글로벌 판매 회복세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충당금을 반영하면 현대·기아차는 적자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품질 비용에 관한 설명 없이 실적을 그대로 발표했다면 시장에 혼란을 줘 현대·기아차 주가는 곤두박질칠 수밖에 없다.

현대·기아차는 수소전기차 등 미래차 성장 기대감과 글로벌 판매 회복 등에 힘입어 그동안 주가도 상승세를 보였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달 17일과 지난 8일 52주 최고가인 19만1천500원과 5만1천500원을 찍었다.

이에 품질 이슈와 관련한 논란을 잠재우고 주가도 보호하는 '일거양득' 차원에서 미리 정보를 시장에 공개해 정면 돌파하겠다는 현대·기아차의 의중을 읽힌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품질 관련 이슈와 관련해서는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이번 충당금 반영으로 향후 장기간 발생할 수 있는 품질 리스크를 해소했다는 반응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평생 품질 보증 기간을 기존 12.6년이 아닌 19.5년으로 적용할 경우 2018년식 모델의 경우 2037년까지 해당 품질 이슈가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현대·기아차는 향후 차량 개발부터 생산, 판매 이후까지 철저하게 품질을 관리하고 고객을 위한 최선의 조치를 적극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yglee2@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7시 57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