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대선 이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정 부양책이 타결될 수 있다는 작은 기대 속에서 하락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9일 오후 3시(이하 동부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6bp 오른 0.760%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2bp 상승한 0.145%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1.9bp 상승한 1.547%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60.1bp에서 이날 61.5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코로나19 부양책 합의 마감 시점을 이달 20일로 제시함에 따라 타결 기대가 다시 생겨나 미 국채수익률은 올랐다.

다만 시한이 다가오는데도 뚜렷한 진전 소식이 없어 장초반 낙관론은 물러났고, 미 국채수익률은 장중 상승폭을 축소했다. 10년물 기준 장중 고점은 0.781%였다. 최근 상승과 하락을 반복해도 지난 4월 이후 형성된 0.50%에서 0.80%의 범위에서는 벗어나지 않고 있다.

위험자산 선호가 줄어들면서 이날 상승 출발했던 뉴욕증시가 큰 폭 하락한 점도 미 국채시장의 낙폭 회복에 영향을 미쳤다.

TD 증권의 제나디 골드버그 금리 전략가는 "협상 타결에 대한 일부 낙관론이 있었지만, 조금씩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 부양책은 대선 이후, 아마도 2021년 초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사람들이 자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리드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국채수익률 상승에 일조했다. 바이든이 큰 격차로 승리하고 민주당이 상원마저 장악하면 대규모 부양안을 내놔 신규 국채 공급 물결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채 값에 부담을 주고 국채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다. 이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장기물 국채수익률 베팅도 확대됐다.

중국의 경기 회복세도 지속했다. 3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4.9% 확장했는데, 시장 예상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주요 경제보다는 좋은 상황이다. 중국 경제 회복이 향후 어려운 몇 달 동안 전세계 경제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가 이어졌다.

그러나 계속되는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기업 혼란, 경제가 개선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역사적 저점 수준에서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은 여전히 국채수익률에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번주 220억 달러 규모의 20년물, 170억 달러 상당의 5년 물가연동국채(TIPS) 입찰이 예정돼 있다.

FHN 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선이 어떤 영향을 줄지 시장 추정이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며 "바이든이 일관되게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단기 공급 변수가 부양 협상보다 시장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10월 금리 패턴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케빈 기디스 수석 채권 전략가는 "선거까지 2주 남짓 남은 시점에서 블루 웨이브 가능성이 충분한 반향을 일으켰는지 잘 모를 정도로, 시장은 이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거나 역사를 바꿀 수 있는 결과에 체념한 것 같다"며 "민주당이 백악관과 의회에서 모두 승리할 경우 시장이 기대하는 것보다 더 큰 비용이 들 수도 있는 투자자, 기업 여건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시포트 글로벌 홀딩스의 톰 디 갈로마 매니징 디렉터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혼란으로 금리는 꽤 낮게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JP모건은 코로나19 재확산, 단기 추가 커브 스티프닝 포지션 쏠림 등 단기 위험이 있지만, 연말까지 미 국채수익률이 오르고 수익률 곡선은 더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건의 전략가들은 "전반적인 커브 스티프닝 포지션을 시작하기 전해 기다리는 쪽을 택하고 있지만, 다음 입찰에 앞서 7년과 10년 스티프닝을 유지한다"며 "미국 TIPS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중립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BNP 파리바의 윌리엄 드 비즐더 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팬데믹의 단기 결과에 주로 집중하지만, 이번 위기는 심각한 장기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경제 정책은 수요 부분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지속적인 성장률 저해로 작용하지 않도록 공급 부분에도 점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sykwak@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5시 41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