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정책당국이 내년 국고채 2년물 발행을 논의하면서 연말을 앞둔 채권시장 수급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전일 중·장기물 채권이 큰 폭의 강세를 보이면서 올해 남아있는 발행량 부담은 한 고비 넘겼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다만 초장기물의 경우 지금의 강세가 실수요를 바탕으로 지지가 될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20일 연합인포맥스 최종호가수익률에 따르면 전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5.2bp 급락한 1.441%에 거래됐다.

정부가 내년부터 매월 국채 2년물을 신규 발행키로 하면서 다른 구간 발행은 줄어들 거란 채권시장의 판단이 호재로 작용했다.

같은 날 진행된 국고 10년물 입찰이 선매출과 본입찰에서 각각 1.535%와 1.500%에 낙찰되면서 옵션 행사 가능성도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달 옵션을 통한 추가 발행이 많아지면 연내 남아있는 11월과 12월에 수급 부담은 줄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아직 내년도 발행물의 만기 비중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연말 수급에 미치는 영향을 우선해 가늠하려는 한계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국고 3년과 30년물은 비경쟁인수 발행이 거의 안 됐다"며 "기재부 입장에서 올해 167조 원의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데 국고 10년물 옵션이 1조 원가량 발행되면 연말까지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발행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기는 좀 이르지만, 당장 비경쟁인수는 시장이 강해져야 도움이 되는 방향이다"고 덧붙였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이번 주 채권시장에 마땅한 롱 재료가 부재한 만큼 옵션 발행이 안 됐을 경우를 가정한 포지션도 많았을 것"이라며 "무난히 옵션이 실행된다면 수급 측면에서 실질적으로 한두 달 사이 도래하는 물량에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와 연동한 초장기물 강세가 실수요를 바탕으로 지지가 될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초장기물 수요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장기투자기관(장투기관)에게 금리 하락은 매수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국고 30년물 교환 일정과 장투기관의 북클로징 가능성은 변수로 꼽혔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초장기물 금리 향방이 가장 중요해졌다"며 "(국채 2년 발행이) 초장기물에 호재로 보이지만, 실수요가 아닌 증권과 은행에서 프랍성 매수가 들어왔다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고 3년과 10년 구간보다 10년과 30년 구간에서 커브 변동이 덜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다.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지금 당장은) 북클로징 영향에 미리 대비할 정도는 아니다"며 "지금 국고 10년물이 더 강해진다고 예상하기에는 이르지만, 국고 10년과 30년 금리가 동 수준으로 움직이면서 커브 변동이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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