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미국 대선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서울외환시장의 긴장감도 고조되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달러화가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자의 당선 가능성을 반영하며 급격한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선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추세가 굳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여론 조사 등으로 대선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면서 예상외의 대선 결과가 나올 경우 달러화가 강세 흐름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20일 서울환시에 따르면 이날 달러-원 환율은 1,140.50에서 개장한 후 1,130원대로도 하락하는 등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이 본격적으로 바이든 후보자의 당선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면서 달러-원 환율이 빠른 속도로 레벨을 낮추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현재 외환시장 흐름이 지난 대선인 2016년 11월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대선을 앞두고 달러화는 추세적인 약세 흐름을 나타냈었다.

2016년 2월 말 1,240원대까지 올랐던 달러-원 환율은 미 대선을 앞두고 진행된 달러화 약세에 1,140원대까지 내리며 연고점 대비 약 100원 가까이 하락했다.

그러나 여론조사 등에서 앞서며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서프라이즈 승리를 거두면서 외환시장 분위기도 급격히 반전됐다.

대선 당일인 2016년 11월 8일 1,140원대에서 거래됐던 달러-원 환율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직전인 이듬해 1월 1,210원대까지 반등했다.







<2016년 달러-원 환율 일 차트, 출처: 연합인포맥스>

시장 참가자들은 현재의 가파른 달러화 약세 흐름이 4년 전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대선이 약 2주 남았는데, 현재와 같은 변동성은 우리가 4년 전 트럼프 대통령 때 겪어본 변동성이다"며 "대선 후 달러화가 강세로 갔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달러에 대한 애착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의 외환딜러도 "미국 대선이 임박한 상황인데, 대선이 다가올수록 달러-원 환율은 위로 반등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바이든 후보자가 대통령으로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달러화 약세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의 추가 부양책 기대감이 시장에 이미 어느 정도 선반영됐고, 또 민주당 역시 중국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보일 수 있어 미·중 갈등 등 불안 요소는 여전하다는 것이다.

이 딜러는 "바이든 후보자가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민주당의 부양책 기대 등이 대부분 선반영되어 있는 상황이라 약달러가 심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블루웨이브(민주당 압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 반영됐다고 생각한다"며 "또 바이든 후보자와 민주당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방법론이 다를 뿐이지 중국에 대한 태도는 비우호적이다"고 말했다.

민 연구원은 "바이든 후보자가 당선에 따른 미·중 갈등 완화 가능성과 부양책 기대가 다소 과도하게 반영되어있는 것 같다"며 "바이든 후보자가 당선되더라도 단기간으로는 달러 약세가 나타날 수 있지만, 결국에는 달러 강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2시 55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