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올해 외국인 국고채 투자 상당 부분이 재정거래 수요였던 만큼 내년에도 비슷한 수준의 투자가 이어질지 고민해야 한다는 의문이 제기됐다.

박태신 소시에테제네랄(SG) 글로벌마켓 코리아 헤드는 20일 오후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제7회 KTB(Korea Treasury Bonds) 국제 콘퍼런스'에서 올해 달러-원 환율 급변동이 외국인 측면에서는 재정거래 유인으로 작용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외국인이 국고채를 30조 원가량 사들였는데 많은 부분이 재정거래 수요라고 생각한다"며 "외환시장이 현재 정상화된 상황에서 내년에 특수 수요가 많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유럽이나 해외 발행시장이 침체됐는데 그런 면에서 원화채 수요가 대안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시장이 많이 정상화된 상황에서 내년에 비슷한 수준의 외국인과 보험사, 장기투자기관의 수요가 있을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종국 기획재정부 국고국장은 "국채 물량을 소화하는 데 있어 외국인 투자자 덕을 상당히 봤다"며 "내년에도 그런 수요가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하셨는데 투자 끌어들이는데 다각적으로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

한편, 국채시장의 대외 민감도는 과거에 비해 많이 떨어졌다며 국채가 안전자산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금융위기 이후 한국 금융시장이 양적·질적 발전을 이뤘다"며 "개인 투자를 포함한 국내 해외투자 포지션이 외국인의 국내투자보다 많은데 그만큼 국채시장뿐만 아니라 외환, 외환파생상품 시장이 성장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해외 충격에 대한 국채시장 민감도가 이제는 많이 떨어진다"며 "국채 측면에서 안전자산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의 대응에 대해서는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앙은행이 급격하게 금리를 인하하며 잘 대응했고, 자산 가격 상승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 효과가 있었다"며 "그렇지만, 추세가 양적 완화나 마이너스 금리보다는 재정 쪽에서 부양 패키지를 확장하면서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 인플레이션을 일으키자는 쪽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도 2% 이상 물가 상승률을 용인하겠다고 하는 등 중앙은행의 정책이 달라지고 있다"며 "올해 국채발행이 급격하게 늘었는데 내년에도 지속할 수 있어 미국이나 국내 금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 관련해서는 큰 변동이 없는 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금융시장 반영되는 달러 약세, 재정지출에 대한 금리 스티프닝이 바이든 당선으로 많이 반영되고 있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금통위 코멘트를 보더라도 통화정책보다는 재정정책 대응을 강조하는데 이런 부분이 내년 국고채 금리 상승에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추가적으로 중국이 이미 세계 3대 지수에 들어가 있는데 국채 국제화 방안도 심도 있게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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