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빅딜'이 잇따르면서 삼성전자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핵심 성장동력인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몸집을 빠르게 불리기 위해 M&A가 필요한 상황인 데다, 이재용 부회장이 최근 유럽 출장을 다녀오면서 대형 M&A가 있을 것이라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

업계에서는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네덜란드 NXP와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마이크로), 독일 인피니언 등을 삼성전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인수후보로 꼽는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네덜란드와 스위스를 방문하면서 M&A 추진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대형 M&A를 앞두고 이 부회장이 직접 현지를 찾아 매물을 점검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네덜란드에는 차량용 반도체 분야 글로벌 1위 업체인 NXP가, 스위스에는 ST마이크로가 있다.

이 중 NXP는 2018년 퀄컴이 440억달러(약 49조9천억원)에 인수하려 했으나, 중국의 승인을 받지 못해 무산된 바 있다.

당시 NXP는 매각에 앞서 삼성전자에도 협상 의사를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NXP, ST마이크로와 함께 인피니언도 잠재 후보다.

글로벌 전력반도체 부문 1위이자 차량용 반도체 부문 2위 기업인 인피니언은 수년 전부터 삼성전자가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차량용 반도체는 이재용 부회장이 인공지능(AI), 5G, 바이오와 함께 전장사업을 삼성전자의 4대 핵심 미래 전략사업으로 꼽은 만큼 성장이 기대된다.

완성차 업체들이 미래 자율주행차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무한경쟁에 돌입하면서 차량용 반도체에 대한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NXP, ST마이크로, 인피니언 등 유럽 업체들이 시장을 독점한 상태로,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빠르게 몸집을 불려야 하는 상황이다.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집중된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의 수익구조 다변화에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 자동차 전장업체인 하만을 당시로선 국내 M&A 사상 최대 규모인 80억달러(약9조1천억원)에 사들인 후 대형 M&A에 나서지 않고 있다.

수년간 대형 M&A를 진행하지 않은 데다 2017~2018년 반도체 호황이 더해지며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 말 현재 현금화 가능 자산은 111조원으로 늘었다.

삼성전자와 달리 경쟁업체들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잇따라 초대형 M&A에 나서고 있어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M&A 규모는 역대 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미국 반도체 기업 아날로그디바이스는 경쟁사인 맥심인터그레이티드를 200억달러(약 22조7천억원)에 사들였다.

지난달 미국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사 엔비디아는 세계 최대 팹리스(반도체설계업체)인 ARM(암홀딩스)을 400억달러(약 45조4천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M&A다.

엔비디아는 이번 계약을 통해 암홀딩스의 반도체 설계기술을 확보하게 돼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어 SK하이닉스가 전일 90억달러(약 10조3천억원)에 인텔의 낸드 부문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2012년 SK그룹이 하이닉스를 인수할 때 투자한 금액(3조4천억원)의 3배에 달한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로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낸드 부문이 글로벌 2위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미국 반도체설계업체 AMD는 인공지능(AI)칩과 프로그래머블칩(FPGA) 제조업체 자일링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인수 금액은 자일링스의 가치에 프리미엄을 더해 300억달러(약 34조6천억원)를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AMD가 자일링스를 인수하게 되면 인텔을 상대로 한 경쟁력을 배가하는 한편 급성장하는 통신 및 방위 산업에서도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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