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기획재정부가 내년부터 국고채 2년물을 발행하기로 하면서 향후 한은이 채권시장에서 담당할 역할에 변동이 있는 것은 아닌지 시장참가자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한은이 신규 국고채와 만기가 겹치는 통화안정증권 발행을 줄이면서 반대급부로 국고채 단순매입 등 시장 안정화 조치에도 덜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통안채가 채권 물량 공급이었다면 단순매입은 회수로, 한은이 통안채 2년물 발행을 줄이면 이 균형을 맞출 부담도 감소한다는 분석이다.

21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기재부의 국고 2년물 발행에 따라 한은의 시장 개입이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은은 매월 통안채 2년물을 5조~6조원 가량 발행하고 있다. 또 한은은 올해 들어 총 8조원의 국고채 단순매입을 시행했고, 올해 남은 기간 3조 원의 추가 단순매입을 예고해둔 상태다.

단순 비교로 한은이 통안채 2년물 발행을 두 달만 중단해도 올해 내내 시행한 단순매입을 할 필요가 없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시장에서 향후 한은의 단순매입이 줄어들 것이라고 보는 배경이다.

다만 한은은 통안채 발행과 국고채 단순매입은 별개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재부가 2년 국고채를 발행하더라도 물량이 분산되는 효과가 있을 뿐 국고채 발행 규모의 총 한도는 별도로 늘어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한은의 한 고위관계자는 "2년물 발행은 장기와 단기를 배분하는 문제"라며 "전체 국고채 발행 물량에는 변동이 없어 한은의 부담이 증감하는 것과는 큰 관계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국고채 2년과 겹치는 부분은 한은도 통안채의 만기 등을 조정할 여지가 있는지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자들은 국고채 2년물 발행을 기재부와 한은의 영역 다툼으로 해석하는 시각을 경계하기도 했다.

국채 발행을 협상의 결과로 이해하는 참가자들은 기재부가 기존 한은의 영역이던 2년 구간에서 새롭게 국고채를 발행하는 대신 한은이 국고채 단순매입이나 나아가 양적완화(QE) 등 추가적 완화 정책에 대한을 부담을 덜었을 것이라고 추론하기도 했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채권 발행은 다른 중앙은행들이 많이 하지 않는 업무로 한은도 이런 업무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며 "한은과의 대화가 순탄하게 진행됐다"고 전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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