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금융시장은 2주일 앞으로 다가 온 미국 대통령 선거보다 상원 선거 결과를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기 부양에 적극적인 민주당이 상원까지 장악할 경우 자산 가격에 민감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선거 결과를 일주일 이상 기다려야 할 가능성은 크게 줄었다면 이같이 주장했다.

◇대선보다 상원 선거 주목해야

민주당이 대통령선거와 상원 및 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시나리오를 '블루웨이브(D/D/D)'로 분류했고 민주당이 대통령선거와 하원을 장악하지만,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하는 시나리오는 '블루타이드(D/D/R)'로 분류됐다

대통령 선거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리드한 것으로 분석됐다. 여론조사모델은 민주당이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고 공화당이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건 아니다. 다만 전례 없는 비율의 여론조사 오류이거나 게임체인저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모건스탠리는 미 대선보다 상원 투표 결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민주당이 대선에서 이기고 상원까지 장악하면 재정 부양책과 정국 경색 국면에 구조적인 변화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여론조사와 베팅 시장이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애리조나, 콜로라도, 노스캐롤라이나, 메인주 등의 여론 조사 평균에서 민주당이 오차범위 밖의 우위를 보여서다.

미국 대선의 가장 큰 위험은 선거 결과가 장기간에 걸쳐 나오지 않는 것으로 지목됐다.

모건스탠리는 데이터 분석 결과를 토대로 최악의 시나리오인 선거 결과가 몇주일에 걸쳐 나오지 않을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권자들이 주요 경합 주에서 빠른 속도로 투표소로 속속 돌아오는 등 우편투표(Vote-by-mail:VBM)가 기록적으로 늘어나면서 개표 과정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해소되고 있어서다.

하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점도 유념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선거전까지는 우편투표가 얼마나 많고 현장 투표가 얼마나 진행됐거나 포함됐는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이유에서다.

플로리다나 노스캐롤라이나 같은 지역에서 향후 2주동안 우편투표가 많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어 경합주의 우편투표 조기 집계의 쟁점이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블루웨이브는 채권에 악재

민주당이 백악관과 상·하원 의회를 싹쓸이하는 이른바 '블루웨이브(D/D/D)'는 미국채와 WTI 등 원유의 약세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고 공화당이 상원까지 수성할 경우에는 채권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됐다.

유가는 현재 가격대가 민주당이 백악관과 하원을 장악하고 공화당이 상원을 수성하는 이른바 '블루타이드(D/D/R)'일 때 가격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됐다.

주식시장은 일시적으로 하락할 수도 있지만 저가 매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관측됐다.

미국의 125개 투자적격등급(IG) 회사채의 부도위험인 평균 CDS(신용부도스왑)를 나타내는 CDX IG지수와 투기등급(HY)인 CDX HY지수는 민주당이 백악관과 하원을 장악하고 공화당이 상원을 수성하는 이른바 블루타이드일 때 약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됐다. 일본과 신흥국 주식시장도 블루타이드일때 약세를 보일 자산으로 지목됐다.

◇ 후보토론이 변곡점 됐나…공화당 의원들 트럼프와 거리두기

찰스 모리슨 동서센터 회장은 후보간 첫 번째 토론이 변곡점이 될 수도 있다고 풀이했다. 트럼프는 준비되지 않은 모습을 보였고 바이든이 이후 두 자릿수의 리드를 보여서다.

가장 큰 변화는 의회 선거를 준비하는 공화당 후보들이 더는 트럼프와 연대를 강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심지어 일부 후보들은 트럼프를 비난하고 있다. 트럼프가 자신들의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미치 매코널 미국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대선 전에 경기부양책에 대해 민주당과 협상을 타결하지 말라고 압박한 것도 이런 차원으로 연장 선상에서 볼 수 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그동안에도 백악관이 주도해온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여러 차례 드러냈다.

보수 진영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보다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는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지명자 인준 추진에도 부양책 타결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매코널의 판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협상이 타결돼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속에 하원을 통과할 경우 자신도 상원에 해당 부양책을 올릴 것이라면서도 시기와 관련, 선거 전에 그렇게 하겠다는 확답은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피로감이 진짜 변수

트럼프 피로감도 재선 걸림돌 가운데 하나로 지목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 19 확진 이후 회복됐지만, 동정심을 얻지 못하고 있다. 백악관 참모에 코로나 19가 전파되는 등 트럼프의 신중하지 못한 태도만 집중적으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탈세 의혹 등도 직접적인 타격을 주지는 못하겠지만 연일 이어지는 부정적인 소식은 트럼프를 방어적으로 만든 것으로 풀이됐다. 트럼프의 지지자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트럼프의 집권이 연장되는 데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는 점이 트럼프 피로감의 핵심이다. 정치인으로서 일천한 트럼프의 경험도 피로감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풀이됐다. 트럼프는 바이든과 달리 훈련된 정치인이 아닌 탓에 선거전문가들보다는 자신의 감을 믿는 편이다. 트럼프의 의제 설정이 모호하고 초점이 없고 산발적인 까닭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미국의 선거 결과가 DDD가 될지 DDR이 될지 아니면 트럼프가 막판 뒤집기에 성공해서 RDD 혹은 RDR이 될지 금융시장이 정신 바짝 차려야 할 시기인 듯하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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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45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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