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호주중앙은행(RBA)이 올해 원화채를 대거 매수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대응을 계기로 대한민국 국채 등 원화채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호주중앙은행(RBA)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RBA가 올해 6월 말 보유한 우리나라 국채는 49억2천700만 호주 달러(약 4조 원)에 달한다.

작년 6월 말(23억2천300만 호주 달러)과 비교하면 26억400만 호주 달러(2조1천억 원가량) 급증한 수치다.

이는 미국 달러 표시 채권(88억5천100만 호주 달러)과 유로화 표시 채권(62억6천300만 호주 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원화채는 RBA가 직접 들고 있는 해외채권(303억8천200만 호주 달러)의 약 16%를 차지했다. 엔화 채권(48억4천300만 호주 달러)과 위안화 채권(21억500만 호주 달러)보다 많았다.

RBA는 보고서에서 현재 은행이 지는 국가 신용위험은 한국과 미국,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캐나다, 일본, 중국, 영국에 제한돼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일부 선진국의 국채만 사들인 것이다.

서울 채권시장에 따르면 RBA의 포지션 확대 시점은 작년이 아닌 올해인 것으로 전해진다. 코로나19 확산을 전후해 원화채 매수를 늘린 셈이다.

코로나 대응과 관련 한국 경제에 대한 RBA의 우호적 평가는 통화정책 의사록에서도 관찰된다.

RBA는 지난 8월 의사록에서 "2분기 미국과 독일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10퍼센트가량 축소됐지만, (코로나19) 대응 조치를 성공적으로 실행한 한국 등은 같은 기간 더 작은 폭으로 축소됐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확산을 전후해 원화채 투자를 늘린 것은 RBA뿐만이 아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도 올해 코로나19 확산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서도 한국 국채 투자를 대거 늘렸다.

GPFG가 웹사이트에 공시한 2020년 상반기 운용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펀드의 한국 국채 보유 규모는 617억4천500만크로네(약 7조6천억 원)로, 작년 말 490억4천900만크로네(약 6조 원)보다 26%가량 급증했다.

한 외국계 금융기관의 채권 운용역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으려면 펀더멘털뿐만 아니라 정성적 요인도 중요한데 우리나라의 성공적인 코로나19 대응이 이런 점에서 투자자 인식을 개선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hwroh@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2시 55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