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이 양호한 고용지표 발표와 경기부양책 기대를 바탕으로 하락했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약해지면서 10년물 금리는 한때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2일 오후 3시(이하 동부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3.2bp 오른 0.847%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6bp 오른 0.153%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3.1bp 상승한 1.658%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66.8bp에서 이날 69.4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발표된 고용지표는 시장 전망치보다 양호한 것으로 풀이됐다.

지난 17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 수가 한 주 만에 다시 감소해 70만 명대로 내려왔기 때문이다. 미 노동부는 이날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 수가 전주보다 5만5천 명 줄어든 78만7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예상치 87만5천 명을 큰 폭으로 밑돌았다.

9월 기존주택 판매도 9.4% 늘어 월가 예상을 웃돌고 경기선행지수도 0.7%가 상승해 월가 예상치를 상회했다.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가 80만명 아래로 내려고 각종 경제지표가 월가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오전까지는 위험자산 선호 현상을 강하게 부추기지 못했다. 미국의 경기 부양책이 대선 전에 통과될 것이라는 기대가 약화한 탓으로 풀이됐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협상 낙관론을 다시 피력하면서 미 국채 수익률은 소폭 추가 상승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거의 다 왔다"고 말하는 등 이견이 좁혀지고 있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했다. 그녀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11월 3일 선거를 앞두고 새로운 코로나19 부양책을 마련하기 위해 이날도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수용 가능한 절충안을 만들기를 꺼린다며 민주당을 다시 비난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부추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민주당 협상 대표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겨냥해 "우리의 위대한 미국 노동자, 우리의 경이로운 미국, 경기 부양안을 위해 올바른 일을 기꺼이 하겠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펠로시 의장의 대변인은 이날 백악관 협상 대표인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과 펠로시 의장이 협의를 마친 뒤 양측이 법안 문서에 "펜을 갖다 댈 수 있을" 정도로 의견 차이를 좁혔다고 전했다.

다만 펠로시 의장은 같은 날 MSNBC 방송에 출연해 자신은 오는 11월 3일 대선 이전에 부양안이 통과되기를 바라지만, 공화당 반대로 대선 전까지 성사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치 매코널 미국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백악관이 주도하는 부양책에 제동을 걸었다는 소식도 위험 선호현상의 발목을 잡았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대선전에 협상을 타결하지 말라"며 백악관이 주도해온 경기부양책의 조기 처리 드라이브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존 랫클리프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전날 러시아와 이란이 미국 대선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한 대목도 주목하고 있다. 랫클리프 국장은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에 적대적인 이들 두 국가가 대선에 개입하려고 미국 유권자의 정보를 확보해 이를 악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캐피털의 패트릭 리어리 시장 전략가는 "경기회복에 대한 회의론자들뿐만 경기 둔화론자들도 고집스럽게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면서 "78만7천명까지 떨어진 것을 보니 괜찮아진 것 같고 이건 긍정적인 수치다"고 평가했다.

MUFG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크리스 럽키는 "기록적인 실업자 수가 경기 회복에 제동을 걸지, 아니면 코로나19의 진로에 따라 경제의 운명이 더 좌우될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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