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업, 전체 자산의 절반 차지…분사 방법은 미정

CEO 두파로,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나…차기는 자피노 사장



(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글로벌 보험업체 AIG가 생명보험 사업 분사 절차에 착수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분사 이후 AIG는 손해보험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AIG는 이날 오후 배포한 자료에서 분사 소식과 함께 브라이언 두파로 CEO가 내년 3월 1일 피터 자피노 사장에게 자리를 물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분사는 후임 자피노의 지휘로 이뤄질 예정이다.

생명보험 및 은퇴 사업 부문 분사는 지난 2000년 초 전 세계에 걸쳐 항공기 리스, 금융파생사업, 생명보험 사업 등을 포괄했던 금융서비스 거대기업 AIG의 극적인 변화라고 저널은 지적했다.

AIG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무너지며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았다. 최대 1천850억 달러에 달했던 구제금융을 상환하기 위해 이후 4년간 몸집을 절반으로 줄였다.

생명보험 사업과 손해보험 사업의 분리는 지난 2015년과 2016년 분사를 반대했던 회사의 입장과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당시 주주 행동주의자 칼 아이컨과 존 폴슨은 주주 이익 극대화를 목적으로 분사를 요구했었다. AIG는 당시 다양한 복합기업으로 존재하는 이점이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손해보험 사업이 손실 보상과 인재 유출로 고전하고 있어 생명보험 사업이 AIG 실적에 안정성을 제공한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3년간 두파로 CEO와 자피노 사장은 손해보험 사업의 실적 반등을 이끌었고 강력한 성장 기회를 맞이했다.

다만 생명보험 사업은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미 국채 수익률이 폭락하며 사업 전망이 어려운 상태다.

생명보험 사업은 채권 포트폴리오의 이자수익에 상당 부분을 의지하기 때문에 저금리는 수익성 악화를 부른다. 많은 보험산업 전문가들은 이자율이 오랫동안 최저상태에 머물며 향후 수년간 생명보험업자들을 괴롭힐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AIG의 주가는 손해보험 부문의 실적 개선에도 시장수익률을 하회했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39.1% 내렸는데 시가총액은 269억 달러로 줄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손해보험지수는 9.5% 올랐고 생명보험 지수는 27.7% 내렸다.

지난 2019년 AIG의 생명-은퇴 사업은 조정 매출액의 3분의 1, 조정 세전 이익의 63%를 차지했다. 또한 지난 6월 30일 기준 AIG 전체 자산 5천690억 달러의 절반을 차지했다.

AIG는 분사 방법에 대해서는 명시하지 않았다. 프랑스 보험업체인 악사처럼 기업공개(IPO)를 택할 수도 있고 다른 회사에 매각해서 사업 전체를 처분할 수도 있다고 저널은 덧붙였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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