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의 주식투자가 붐이다. 우리나라의 '동학개미', 미국의 '로빈훗 투자자', 중국의 '청년부추', 인도, 일본 등 전 세계적 현상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우리나라 2030 연령층의 주식계좌는 전년대비 50% 급증했으며 주식예탁금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코로나 위기와 락다운이 초래한 일시적인 현상 또는 과거의 비트코인 열풍이 주식시장으로 전이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근본적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s)는 누구인가. 이들은 Y세대, 에코붐 세대(echo boomers)라고도 불리는데, 인구집단으로 보면 베이비붐 세대와 X세대의 다음 세대에 위치한다. 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세대로 우리나라의 경우 약 1천100만명으로 인구의 21%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 세대는 디지털 원주민으로 4차산업혁명과 디지털 언택트 세상을 주도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개인의 행복을 무엇보다 우선하고, 공정에 매우 민감하며, 소셜 미디어를 신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3포', '5포', 심지어 '7포' 세대로 표현되듯 어두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 나이로 보면 2030 연령층에 해당하는데, 경제활동을 시작하면서 경제위기와 금융위기의 직접적 영향을 받았고 저성장과 저금리로 인해 이전 세대에 비해 자산축적 기회가 적었다. 이전 세대가 취업과 결혼, 출산과 교육, 대출과 주택 마련, 투자와 금융자산 축적이라는 전형적 라이프 사이클을 보였다면, 밀레니얼 세대는 시작부터 달랐고 경제적 기회에서 소외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경제적인 관점에서 밀레니얼 세대에 주목한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의 소비 주도력이었다. 첫째, 다른 세대와 차별되는 선호에 기반하여 소비 트렌드를 주도한다. 이는 매년 발간되는 트렌드 코리아에 잘 소개되고 있다. 둘째, 재력을 가진 베이비붐 부모 세대에 대한 이들의 영향력이다. 돈은 부모 세대가 내지만 어떤 상품과 서비스를 어디에서 구매할지에 대한 결정은 대부분 이들이 한다. 하지만 이제는 소비 외에 투자의 영역에서도 이들이 몰려오고 있다.

미국의 경우 베이비붐 세대는 50대 중반~70대 중반의 연령층으로 경제와 주식시장의 성장에 기여하면서 동시에 그 혜택을 고스란히 받았다. 소득의 일부를 연금에 저축했으며 그 상당 부분이 주식시장에 투자됐다.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전체 금융자산의 50%를 보유하고 있고 평균 금융자산(주식, 채권)은 60만달러(한화 약 6억9천만원)에 달한다. 반면, 밀레니얼 세대는 투자할 자산이 많지 않다. 이들의 금융자산은 미국의 경우 전체의 7% 정도에 불과하고 35세 미만 인구는 평균 3만5천달러(한화 약 4천만원)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세대의 소득이 더 늘어나고 퇴직연금(DC) 운용에 대한 영향력이 증가하면서, 베이비붐 세대의 자산이 자녀 세대로 이전되면 양상은 달라질 것이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디지털 원주민으로서 이들이 가져올 자본시장의 변화이다. 모바일을 통해 디지털화된 금융투자상품에 투자하고, 로보 어드바이저를 활용하는 것이 보편화되며, 상품의 제조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제조의 경우 이들이 선호하는 ESG 금융투자상품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 그 증거이다.

마지막으로 주목할 부분은 밀레니얼 세대의 주식투자 목적이다. 미래에셋연구소의 7월말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의 투자 목적은 '주택 구입을 위한 재원 마련'과 '은퇴자산 축적'이라고 한다. 2015년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보고서도 이들은 20대부터 노후준비를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밀레니얼 세대의 라이프 사이클이 이전 세대의 그것과는 다름을 의미한다. 이전 세대가 저축과 대출을 통해 주택을 마련하고 여유자금을 주식에 투자하는 패턴을 보였다면 이들 세대는 주식투자가 다른 것에 우선할 수 있다는 가설이 성립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아니 기성세대는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배현기 웰스가이드 대표)

※칼라무스는 '펜은 칼보다 강하다(Calamus Gladio Fortior)'라는 라틴어 문장에서 따온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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