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달러 약세가 더 강도 높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달러 약세가 강도 높게 진행되는 만큼 약달러가 길게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달러 약세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28일 '美 대선과 달러화' 보고서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정책환경이 달러 약세에 우호적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든 달러 약세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환시장과 달러화 움직임에 미국 대통령과 행정부의 역할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며 "지난 4년간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및 대외 정책을 통해 외환시장을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4년간 트럼프 대통령은 약달러를 선호한다고 했지만, 대부분 정책이 달러 강세에 우호적이었다.

감세를 통한 성장 부양과 미중 무역 분쟁 등 주요국 통상압력 등 대부분 정책이 2018년 이후 달러화에 상승압력으로 작용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보다 빠르게 기준금리를 100bp 인상한 점도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2019년 하반기 이후 연준이 금리 인하 기조로 전환한 가운데 미중 무역 긴장도 다소 완화되며 달러 상승 탄력이 둔화했다.

전승지 연구원은 "팬데믹 위기 속에 주요국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부양과 달러화의 마이너스 실질금리 등은 약달러에 우호적인 환경을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두 후보 간 정책이 상당히 달러 외환시장과 달러화에 미칠 영향도 차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유시장 경제를 바탕으로 한 1기의 틀을 유지하는 반면, 바이든 후보는 '강하고 공정한 경제' 구축을 표방하며 친환경 중심의 투자, 증세를 통한 복지와 소득 불균형 시정 등을 추구한다.

전 연구원은 "코로나 관련 추가 부양책과 투자 관련 부양책 모두 더 큰 규모의 재정 부양을 약속한 바이든 후보의 재정정책이 위험 선호와 증시, 약달러에 더 우호적"이라고 분석했다.

통화정책도 연준의 '평균 물가 목표제' 채택과 상당 기간 달러화의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점에서 약달러에 우호적이다.

다만, 바이든 후보의 경우 적극적 재정 지출로 연준이 매입해야 할 국채 공급을 늘리며 초기 통화정책 강도를 강화할 수 있다.

그는 "바이든 후보 당선 시 제롬 파월 연준의장의 임기 연장에 대한 의구심도 나타날 수 있다"며 "완화적 통화정책의 장기화 가능성과 시장 친화적인 파월 의장의 임기 연장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 약달러에 더 우호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대외정책 측면에서도 바이든 후보의 공약이 더 약달러에 우호적이다.

바이든 후보는 다자주의를 표방하며 동맹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만큼 예측 가능한 대외정책으로 시장에서의 변동성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됐다.

전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달러화의 장기적인 약세 압력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바이든 후보의 정책은 중기적으로 약달러 압력을 심화시킬 수 있으나 방향성 전환이 빠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책 추진력 면에서도 바이든 후보 당선과 상하원을 민주당이 장악할 경우가 신흥 통화에 대한 약달러 압력을 가장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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