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의 국내 상업용 부동산 투자현황 파악

부동산 가치 하락시 금융기관 연쇄부실 우려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최진우 기자 = 정부가 금융기관의 국내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 대해 예의주시하기 시작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요 지역 상가의 공실률이 늘어나는 등 가치하락이 뚜렷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커서다. 급속한 가치 하락이 현실화한다면 금융기관의 연쇄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2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은 국내 금융기관의 국내 상업용 부동산 투자현황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지난 27일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이 주재한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도 우려 속 분석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최근 상업용 부동산의 공실률이 늘면서 리스크 요인이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주용도가 업무시설인 6층 이상 일반건축물의 공실률은 올해 2분기에 11.3%로 전 분기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중대형 상가의 공실률은 12.0%로 0.3%포인트 올랐다. 소규모 상가도 6.0%로 0.4%포인트의 오름폭을 나타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결국 매출 감소로 이어지면서 폐업한 가게가 늘어나 공실률이 상승했다는 게 감정원의 분석이다.

임대료도 내림세다. 오피스는 ㎡당 1만7천130원으로 전분기보다 0.1% 빠졌다. 중대형 상가도 2만6천640원으로 0.2% 하락했다. 소규모 상가는 1만9천920원으로 0.3% 내려갔다.

공실률 상승과 임대로 하락은 수익성을 의미하는 만큼 결국 부동산의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가 우려하는 부분도 이런 이유에서다.

우선 은행권의 담보대출이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여기에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은 상업용 부동산을 매수한 뒤 구조화를 거쳐 보험사와 연기금에 재판매(셀-다운)하는 만큼 자산 급락시 연쇄적인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

국내 사모펀드 고위 관계자는 "지금은 풍부한 유동성으로 급격한 상업용 부동산 가치 하락이 보이지는 않지만 우려하는 금융권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국내 상업용 부동산 투자가 해외 부동산 투자에 이어 또 다른 부실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국내 금융기관은 지난 2016년부터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해외 부동산도 대거 매수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지면서 해외 부동산을 되팔기도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실태 조사를 벌였고, 국내 증권사가 2017년부터 3년간 투자한 규모는 23조1천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9조610억원이 셀-다운에 실패해 증권사가 보유하고 있다.

대형증권사 고위급 관계자는 "솔직히 해외 부동산 매물이 매력이 있었으면 현지에서 소화됐을 것이라는 우려에도 당장 수익성 때문에 투자한 경우가 많다"고 했다.

정부는 상업용 부동산 담보가치 평가를 포함해 여러 개선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wchoi@yna.co.kr

jwchoi@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26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