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8일(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과 각국의 봉쇄 조치 강화에 대한 공포로 급락했다.

미국 국채 가격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위험 회피 속에서도 국채 공급 우려가 커져 거의 변동이 없었다.

달러화는 위험 회피 현상이 강화된 가운데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유가는 각국의 봉쇄 조치가 강화되는 데다 미국의 원유재고도 증가하면서 폭락했다.

미국에서 7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가 7만 명 수준으로 급증했다. 시카고가 식당의 실내 영업을 금지키로 하는 등 봉쇄 조치를 다시 강화하는 지역도 나오는 중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못한다면 시카고처럼 봉쇄를 강화하는 지역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급부상했다.

유럽은 상황이 더 좋지 않다.

독일과 프랑스 등 핵심 국가들도 이날 전국적인 차원의 봉쇄 조치를 발표했다.

식당과 술집 등이 다시 문을 닫으며, 모임 규모도 제한될 예정이다. 두 국가의 봉쇄 조치는 약 한 달간 유지될 예정이다.

겨울철 코로나19 대유행 우려가 현실이 된 가운데, 경제 활동의 제약이 불가피해졌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양호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9월 상품수지(계절조정치) 적자가 794억 달러로, 지난 8월의 831억 달러 대비 4.5% 줄었다고 발표했다.



◇주식시장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43.24포인트(3.43%) 급락한 26,519.9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19.65포인트(3.53%) 추락한 3,271.0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26.48포인트(3.73%) 폭락한 11,004.87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와 S&P500 지수는 6월 11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시장은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미국 대선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하면서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

대선을 앞둔 미국의 정국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우선 대선 전에 부양책이 합의될 가능성은 희미해졌다.

코로나19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하면서 부양책이 지연될 경우 경제가 받을 타격에 대한 우려가 한층 커졌다.

일각에서는 대선 이후에도 부양책이 신속하게 나오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또 최근 여론조사에서 경합 주를 중심으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는 상황이라 불분명한 대선 결과가 나올 상황에 대한 걱정도 다시 부상했다.

대선 이후에도 승자가 확정되지 못하는 것은 시장이 가장 꺼리는 시나리오다.

팬데믹 국면에서 증시에 지지력을 제공했던 주요 기술주도 이날은 급락을 면치 못했다.

페이스북 등 주요 기술기업 대표들이 상원 청문회에서 여론 조성 문제 등을 두고 의원들과 격론을 벌인 점이 이들 기업 주가에 부담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페이스북과 구글(알파벳), 트위터 주가는 일제히 5% 이상 폭락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기술주가 4.33% 내렸다. 커뮤니케이션도 4.03% 미끄러졌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봉쇄가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했다.

JP모건 에셋 매니지먼트의 휴 김버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한 달 전 시장의 인식은 봉쇄 조치가 제한적이고 경제에 미칠 영향도 적다는 것이었다"면서 "하지만 지금 목격되는 것은 봉쇄 조치가 광범위하고 훨씬 큰 영향을 미치게 될 수 있다는 우려"라고 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20.78% 폭등한 40.28을 기록했다. 6월 중순 이후 최고치 수준으로 치솟았다.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2bp 오른 0.780%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1bp 하락한 0.149%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0.1bp 내린 1.570%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62.8bp에서 이날 63.1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코로나19 확산과 재봉쇄 공포가 주가, 유가 등 위험자산을 지배했지만, 미 국채수익률은 장 초반 낙폭을 만회했다. 코로나19 경제 충격이 뚜렷할수록 부양책 필요성은 더 커지고, 부양책은 곧 신규 국채 공급 물량 급증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이런 안전자산 수요를 상쇄했다. 결국 전 구간에 걸쳐 거의 변동이 없었다.

장 초반까지만 해도 안전자산 선호로 미 국채는 나흘 연속 랠리를 보였고 10년물 국채수익률은 0.7% 중반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200일 이동평균선이 있는 0.84%를 하회했지만, 팬데믹 저점인 0.50%는 웃돌았다. 이번 주 들어 계속된 국채수익률 하락 역시 되돌림 요인으로 일부 작용했다.

11월 3일 대선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진 점 역시 안전 선호를 키웠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여론조사에서 계속 앞서고 있지만,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투자자들은 선거 결과 경합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재정 부양책 타결 기대도 낮아졌다.

백악관과 의회 민주당은 부양 패키지와 관련해 지금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일 "선거 이후 그동안 봐왔던 것 중 최상의 부양 패키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재무부가 실시한 5년물 국채 입찰에서는 비교적 강한 수요가 확인됐다. 응찰률은 2.38배로, 무리 없이 물량을 소화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안전 피난처 수요와 공급 급증 부담이 맞서며 불규칙한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냇알리안스 증권의 앤드루 브레너 국제 채권 대표는 "시장에 활력이 없었고, 국채수익률은 사실상 변동이 없었다"며 "공급 때문인데, 트럼프가 이기든, 바이든이 이기든 부양책이 나오고 많은 국채 공급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조4천억 달러의 신규 국채를 발행했다.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통상적인 정부 프로그램 외에 의회에서 통과된 부양책에 쓰이고 있다.

브레너는 "누가 백악관을 차지하든 안전 수요가 있는 동안에도 국채 값 상승을 저지하고 국채수익률 상승을 이끌 대규모 신규 국채 공급을 동반한 추가 부양책이 통과될 것"이라며 "국채는 주식에 좋은 헤지가 아니며 국채수익률은 낮고, 앞으로 나올 공급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제퍼리스의 토마스 시몬스 자금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이후 금리 양보, 이번 주 초 이후 위험시장의 분위기 변화로 이날 입찰이 이익을 봤다"며 "유럽에서 새로운 봉쇄 조치가 다시 시행됐고, 미국에서도 유사한 조치가 나올 수 있다는 공포가 월말과 그 이후 시장을 지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BMO 캐피털 마켓의 분석가들은 "3월 이후 S&P500이 가장 큰 일간 하락 중 하나를 나타냈는데도 10년물 국채수익률이 1bp도 안 내렸다는 것은 6월 이후 처음으로 VIX가 40선을 뚫어 총체적 금융 여건이 타이트해진 상황을 설명할 수 없다"며 "주가의 급격한 하락과 듀레이션 랠리가 비례하지 않는 흥미로운 분열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BMO 캐피털 마켓의 이안 린젠 미 금리 전략 대표는 "국채시장의 움직임은 대선 이후까지도 레인지 장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즉시 확정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높은 수준의 우편투표가 법정에서 무효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4.355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4.480엔보다 0.125엔(0.12%)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7455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8090달러보다 0.00635달러(0.54%) 내렸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2.59엔을 기록, 전장 123.38엔보다 0.79엔(0.64%)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53% 상승한 93.456을 기록했다.

일부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재봉쇄 조치가 전격 도입되면서 위험회피 성향이 강화됐다. 가뜩이나 취약한 글로벌 경제 성장세가 또 한 번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의미다.

1세대 코로나19 백신이 제대로 된 약효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를 제한했다.

영국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케이트 빙엄은 최근 기고를 통해 초기 백신에 결함이 있을 가능성을 열어두며 "모두에게 효과가 있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 전에 경기부양책이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는 약해졌다. 위험자산을 지지했던 큰 재료 가운데 하나가 소멸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동안 지면을 도배했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의 협상 소식도 자취를 감췄다. 대신 부양책 타결 지연에 대한 책임이 상대방에 있다는 날 선 공방만 강화되고 있다.

UBS의 전략가인 세레브리아코프는 "시장은 여전히 달러화에 대한 매도세를 보인 가운데 선거를 앞두고 일부 포지션 조정이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바이든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에 대한 기대는 달러화 약세로 이어진다"면서"하지만 지난 며칠간 여론조사의 격차가 좁혀지면서 시장도 불확실성에 대비해 위험회피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바이든 정부는 중국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우방인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등에 대한 무역긴장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이는 시장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지고 안전자산인 달러화에 대해 압박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TD 증권의 선임 외환 전략가인 메이즌 이사는 11월 3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막판에 혼란이 빚어질 경우 안전 피난처인 일본 엔으로 투자자들이 몰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주요 경합주에서 격차가 다소 좁아진 여론조사 결과에 시장이 긴장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막바지에 이른 대선에 대한 경계감이 강화된 상황에서 달러를 제외하고는 일본 엔이 특히 (이런 상황에서) 적당하다"며 "달러-엔의 104선은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설명했다.

나티시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글로벌 시장 전략가인 에스티 듀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임과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는 조합이 최악의 시나리오다"고 진단했다.

그는 "민주당이 하원의 다수당을 차지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대부분을 저지할 권한을 가질 것"이라면서" 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도록 비토할 수도 있고 많은 행정명령을 내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재정 부양에 대한 우려로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증폭되면서 중국 등이 투자자들의 대안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유시장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18달러(5.5%) 폭락한 37.3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달 2일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각국의 봉쇄 조치와 미국 재고 지표 등을 주시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하면서 봉쇄 조치도 속속 강화되는 중이다.

봉쇄 조치가 강화되면 경제 활동의 제약을 받고 원유 수요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만큼 원유 시장의 긴장이 고조됐다.

여기에 미국의 지난주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 늘어난 점도 하락 압력을 더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원유재고가 약 432만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80만 배럴 감소보다 큰 폭 늘었다.

특히 미국의 원유 생산이 하루평균 120만 배럴 급증한 1천110만 배럴 수준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리비아의 원유 생산이 증가하는 가운데, 미국 산유량도 큰 폭 늘면서 초과 공급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미국 멕시코만 인근에서 발생한 폭풍 제타로 인해 해당 지역의 원유 생산이 66% 이상 중단된 상황이지만, 유가에 이렇다 할 지지력을 제공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우려가 증폭된 데다, 폭풍에 따른 생산 차질은 통상 단기간에 그치는 탓이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와 생산 증가로 초과 공급 상황이 심화할 것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미즈호의 로버트 야거 에너지 선물 담당 이사는 "미국 내 원유 생산이 미친 듯이 늘었다"면서 "장기간 원유 생산이 늘어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만큼 이는 좋지 않은 현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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