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가파른 원화 강세에 대한 외환당국의 경고에도 하락세를 지속하던 달러-원 환율이 반등하면서 그 배경에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등 외환당국은 지난 2주간 총 세 차례의 구두 개입성 발언을 내놓으며 원화 강세에 대한 간접적인 경고를 보내왔다.

그러나 발언 이후 달러-원 환율은 잠깐 오르는 듯하더니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그동안은 당국의 개입성 발언이 시장에 통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환시 참가자들은 그동안 원화가 달러 약세 재료에 편향된 부분이 있었다면서도 ▲미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 가능성 ▲당국 개입에도 꾸준히 강세를 시도하던 위안화 ▲그동안 쌓인 네고물량 출회 등으로 달러-원 하락 기대를 이어갈 재료가 꾸준하게 나왔다고 전했다.

여기에 환율조작국 이슈로 당국이 매수개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란 심리도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당국의 첫 번째 발언은 지난 14일 오후 2시 무렵 나왔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환율 변동성을 지적하며 위안화 영향이지만 원화 강세가 상대적으로 빠르다고 언급했다.

다만, 국내 외환 수급이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며 상황에 대해 다소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모습이었다.

달러-원의 가파른 하락세 이후 당국의 첫 언급이었던 만큼 이날 달러-원은 낙폭을 축소하며 마감했다.

두 번째 발언은 지난 22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통해 나왔다.

국정감사 중 환율 질문에 대해 홍 부총리는 "환율이 한방향으로 지나치게 쏠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전보다 강한 입장을 나타냈다.

당시 1,130원대 초반에서 등락하던 달러-원은 부총리 발언에 1,138원까지 속등했으나 이내 상승폭을 축소하며 전일 대비 보합으로 마감했다.

가장 최근에는 김 차관이 지난 27일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최근 환율이 시장 심리만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나타난다"고 언급했다.

이날 개장과 거의 동시에 나온 발언 임에도 달러-원 환율은 개장가를 고점으로 꾸준히 상승폭을 축소하며 하락세로 마감했다.





<14일·22일·27일 달러-원 틱차트>

그러나 당국의 경고에도 그칠 줄 모르던 달러-원 하락세는 전일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변하는 모습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적으로 빠르게 재확산하면서 미국과 유럽 등 봉쇄조치가 강화되고 있다.

미 대선 전후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점과 악화하는 코로나 상황 속 미 부양책 기대가 희미해진 점도 전반적인 투자심리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전일 장중 다시 상승폭을 축소하며 레벨을 낮추던 달러-원 환율이 외은 중심의 차익 실현성 매수와 결제수요 등에 1,130원 위로 오르면서 시장에서는 당국이 나서기 시작했다는 의견이 힘을 받고 있다.

시장이 당국 의지를 확인한 데 이어 글로벌 금융시장 분위기도 완전히 리스크오프로 돌아서면서 달러-원도 그동안 급락에 대한 조정을 받을 전망이다.

한 은행의 외환 딜러는 "전일 외인이 달러를 많이 사들이는 모습이었다"며 "이 지점에서는 당국의 의지가 강해 보여 이제는 위쪽으로 상승하려는 시도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미 증시가 급락하는 등 리스크오프 분위기에 이날 달러-원도 1,135원 위로 상승 시도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네고물량이 소화되기 전까지는 무거운 흐름이 이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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