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관계부처 차관회의서 자금지원안 밑그림

정책금융 우선지원 후 부족분에 금리 6%대 기안기금 투입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정부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제주항공에 최대 2천억 원의 자금을 수혈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을 활용해 긴급 자금을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부족분을 기간산업안정기금(이하 기안기금)을 통해 지원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30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고 제주항공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금지원 방안을 논의한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되는 회의는 향후 열릴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의 사전 논의 성격이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차관급 인사와 국책은행 부행장급 등이 참석한다.

정부는 제주항공의 자금 소요를 최대 2천억원으로 파악하고 있다. 앞서 제주항공 주채권은행인 수은은 외부 회계법인과 함께 시장안정화 필요자금과 유동성 부족 자금 부족분을 파악하기 위한 실사를 진행했다.

현재 정부는 정책금융기관인 산은과 수은을 통해 대출형식으로 제주항공에 긴급 자금을 우선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안기금은 나머지 부족분을 담당한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을 지원할 때도 2조4천억원의 기안기금이 투입되기 전에 산은과 수은이 1조7천억원의 자금을 공급했다. 당시 인수합병(M&A) 무산이라는 예상하지 못한 사태가 발생한 영향도 컸지만, 기안기금은 설립 목적상 후순위 지원 주체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기안기금은 조건이 기업에 부담되는 측면도 있어 후순위 지원이 맞다"며 "우선 정책금융을 통해 한도 대출 등의 방식으로 자금을 공급하고 나머지 부족분을 기안기금이 채우는 형식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예정된 차관회의에서는 정책금융과 기안기금의 자금 소요 분담 비율과 방식, 향후 일정 등 구체적인 사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선례를 고려하면 산은과 수은이 제주항공에 지원할 자금은 전체 자금 소요의 절반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은이 주채권은행인 만큼 산은보다 더 많은 자금을 공급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산은과 수은이 아시아나항공에 1조7천억원 규모의 한도 대출을 공급할 때는 각각 7대3 비율로 분담했다.

정책금융 자금을 지원받게 되면 제주항공은 연간 수십억원의 이자 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항공의 신용등급(BBB)을 고려하면 기안기금에 적용될 금리는 연 6% 중반으로 추정된다. 2천억원의 자금 소요가 모두 기안기금을 통해 지원됐다면 연간 이자비용만 130억원에 달한다.

제주항공은 아직 기안기금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지원방안이 논의되면 자구방안 마련과 함께 신청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제주항공이 기안기금을 신청하면 운용심의위원회는 자금 집행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를 진행한다. 현재까지는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사전준비만 한 상태다. 이후 자금지원 주체별 이사회 등 물리적 절차를 고려하면 제주항공에 대한 실질적인 자금 투입은 일러야 내달 말 가능하다.

기안기금 운용심의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자금 투입 당시에도 네 번의 회의를 거쳤다"며 "아직 제주항공 신청에 대비한 사전준비만 완료했다. 실질적인 자금투입은 이르면 내달 말, 늦어도 12월 초 중순께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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