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우정사업본부가 올해 해외채권형 펀드의 위탁운용사를 세 번이나 재공고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정본부는 지난 14일 해외채권형 펀드의 위탁운용사를 선정한다고 공고를 냈다.

우정본부는 미국 회사채 유형(SMA) 운용사를 2개 기관 이내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평가 벤치마크는 블룸버그 바클레이즈 미국 회사채 지수(US Corporate Index·USD)다.

눈에 띄는 점은 같은 내용의 공고가 지난 8월부터 세 차례나 게시됐다는 점이다.

우정본부는 지난 8월 6일 해외채권형 펀드 위탁사를 선정한다고 공고하며 이머징 회사채 운용사 2곳과 미국 회사채 운용사 2곳 등 총 4곳을 뽑기로 했다. 이후 같은 달 25일 해외채권형 펀드 위탁운용사 모집을 재공고하며 미국 회사채 운용사 2곳을 찾았지만 결국 실패했고 이번 달 세 번째 공고를 내게 된 것이다.

우정본부 관계자는 "최초 위탁운용사 선정 공고 당시 이머징 회사채와 미국 회사채 유형을 각각 2개사를 뽑을 계획이었고 이머징 회사채 운용사 2곳은 선정됐다"면서도 "두 번의 공고에도 미국 회사채 유형은 적격 운용사의 지원 미달로 유찰됐다"고 설명했다.

우정본부는 "3차 공고는 미국 회사채 유형의 지원 자격을 수정해 현재 선정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 회사채 운용 지원사는 1차 공고와 2차 공고에선 3년 이상 운용 성과가 있고 해당 유형의 역외 공모펀드 운용 규모(AUM)가 5억달러 이상이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했다. 또 제안 펀드를 포함해 같은 전략의 운용 규모가 10억달러 이상이면서 운용사 채권 운용 규모도 50억달러 이상이라는 조건도 붙었다.

하지만 이같이 까다로운 조건을 모두 갖춘 적격 지원사가 나타나지 않자 우정본부는 3차 공고에서 '해당 유형의 역외 공모펀드 운용 규모가 5억달러 이상'이라는 항목을 빼며 요건을 완화했다.

우정본부가 요구하는 미국 회사채를 역외에서 5억달러 이상 규모로 굴려본 운용사가 지원사 집단에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 방법(vehicle)도 요구 조건이 줄었다. 앞서 1·2차 공고에선 우체국 보험이 선정한 해외채권 자문운용사(신한BNPP자산운용)와 해외 운용사 간의 일임계약을 통해 투자하거나 자문운용사의 펀드 비히클을 통해 해외 운용사의 역외 공모펀드에 투자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수행업무도 포트폴리오 자문, 해외 펀드 설정 및 해제, 모니터링, 환헤지 등으로 명시됐다.

3차 공고에선 내용이 간소해져 해외채권 자문운용사와 해외 운용사 간의 일임계약을 통해 투자한다고만 설명돼 있다.

또 제안서를 낼 때도 펀드명과 국제증권식별번호(ISIN)를 제출해야 했으나 3차 공고에선 이 부분이 빠지고 전략명만 기재하도록 변경됐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도 "앞선 공고의 요건들이 조금 까다로웠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우정본부가 같은 내용의 공고를 3번이나 낸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우정본부는 "이번 일련의 공고를 뽑으려는 위탁 유형은 신규 유형으로 기존 위탁 유형 등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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