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주가 부양을 위해 공격적인 자사주 매입 기조를 지속했던 코리안리가 당분간 '숨고르기'에 돌입할 전망이다.

코리안리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8월까지 2개월 단위로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하며 강도 높은 '주가 띄우기' 작업을 벌여왔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이 주가 흐름에는 반영되지 못하자 일각에서는 확고한 시그널을 주기 위해 연내 추가로 자사주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다만, 코리안리 관계자는 30일 "현 단계에서 연내 추가로 자사주를 매입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미 다섯 차례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서 1천억원가량의 자금을 투입한 데다, 보험업권 전반에 깔린 저평가 기조를 자사주 매입만으로 극복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자사주 매입이 거의 없었던 코리안리는 지난해 12월 214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하며 주가부양의 '신호탄'을 쐈다.

이는 손해보험 업황 침체와는 별개로 재보험을 통해 차별화된 실적을 내는 재보험사 코리안리가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본 데 따른 조치였다.

2018년 10월 1만원선이 깨진 이후 코리안리 주가는 이듬해 7천원 중반대로 내려앉았고, 그해 말에는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가운데서도 8천원대에 머물렀다.

자사주 매입 결정 덕분에 깜짝 반등하며 일시적으로 9천원대를 회복했던 코리안리 주가는 이후 다시 지지부진한 흐름으로 돌아섰다.

다시 주가가 8천원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자 코리안리는 결국 올해 2월 397억원 규모의 추가 자사주 매입을 단행했다.

이후에도 코리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극심했던 4월과 6월, 8월에도 각각 154억원, 110억원, 114억원 규모로 자사주를 추가로 사들이며 주가부양 행보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다섯 차례에 걸친 자사주 매입에도 코리안리 주가는 여전히 7천원대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최대 실적을 내긴 했지만, 채권 매각 규모를 키운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안다"며 "본업인 재보험 부문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코리안리는 지난 2015년 1천86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이후 꾸준히 실적이 악화하는 흐름을 보여왔다.

당기순이익은 2016년 1천600억원으로 줄어든 이후, 2017년과 2018년에는 1천330억원과 1천29억원으로 추가로 빠졌다.

지난해 1천887억원의 최대 순이익을 달성하긴 했지만, 여기에는 235억원 수준의 채권매각 이익이 반영됐다.

코리안리는 올들어서도 상반기까지 1천107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순항하고 있다.

다만, 상반기 채권매각 비중은 360억원 규모로 지난해 대비 비중이 커지는 추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리안리도 내부적으로 현재의 주가 수준을 놓고 고민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향후 주가부양을 위해 적절한 타이밍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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