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올해 3분기 주요 금융지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에도 분기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 비은행 계열사 포트폴리오를 확충하는 인수합병(M&A)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평가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그룹은 올해 3분기에 나란히 1조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KB금융은 1조1천666억원을, 신한금융은 1조1천447억원이다.

두 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 기준으로는 약 3조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냈다. 신한금융의 경우 누적 순이익 2조9천502억원을 달성하며 금융권 역대 최대 실적을 시현하기도 했다.

이번 실적에는 각각 오렌지라이프와 푸르덴셜생명 등 생명보험사 M&A에 따른 비은행 계열사의 인수 효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3분기 오렌지라이프의 잔여지분 인수가 완료된 데 따라 100% 지분손익을 연결 손익에 반영했다. 오렌지라이프는 3분기 75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오렌지라이프의 편입으로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가 당기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뛰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그룹 전체 당기순이익에서 6%를 차지했던 생명보험 부문은 올해 3분기 비중이 13%로 높아졌다. 이에 힘입어 신한금융 전체 당기순이익에 대한 비은행 부문 기여도는 지난해 33.6%에서 올해 41.3%로 훌쩍 뛰었다.

KB금융은 8월 푸르덴셜생명의 자회사 편입을 완료하고, 염가매수차익 1천450억원과 1개월 그룹 연결 기준 순이익(9월) 111억원을 3분기 당기순이익에 반영했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통해 비은행 부문 수익 비중이 지난해 30.8%에서 올해 40.3%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내 보험업 순이익 비중도 종전 7%에서 11%로 상승할 것이란 판단이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3분기 4천798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농협금융지주에 4위를 내줬지만 다가오는 4분기에 M&A 효과가 예정돼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 23일 이사회를 통해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아주캐피탈 지분 74.04%를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아주캐피탈은 지난 상반기 61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아주캐피탈 인수 시 100% 자회사인 아주저축은행도 자회사로 편입되는 만큼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는 호재로 평가받아 왔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우리금융은 이번 매각으로 웰투시에 LP로 참여·투자했던 펀드청산익이 약 890억원, 염가매수차익이 약 430억원 내외로 나타날 것으로 추정한다"며 "4분기 중 약 1천300억원 내외의 일회성 이익이 발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3분기 순이익에서 농협금융에 약 700억원 차로 뒤진 것을 감안하면 4분기 '뒤집기' 승산이 있는 셈이다.

이번 3분기 실적에서는 금융투자·카드 계열사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하나금융의 경우 수수료이익이 증가하면서 하나금융투자가 전년 동기보다 36.2% 성장한 2천880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하나카드 역시 신용카드 수수료 증대에 힘입어 전년 동기에 비해 129.6% 급증한 1천144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에 하나금융 당기순이익에 대한 비은행 기여도는 지난해 24%에서 올해 31.3%로 증가했다.

농협금융에서는 NH투자증권이 누적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39% 증가한 5천14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분기 기준으로는 2천397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에 수수료이익에서도 농협은행을 앞섰다. 농협금융의 3분기 누적 수수료이익은 1조2천117억원으로, 이 중 7천315억원이 NH투자증권의 수수료이익이다. 농협은행보다 2천억원 정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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