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소형주들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대선 승리 기대를 반영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형주를 모아놓은 러셀 2000지수는 27일 기준 10월 들어 3.6% 상승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는 1.6% 하락해 두 지수 간 격차는 5.26%포인트에 달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2016년 11월 이후 최대로 러셀 지수가 미 주요 지수 대비 4년래 최대로 아웃퍼폼한 셈이다.

러셀 지수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7.6%포인트 앞섰다. 두 지수 간 차이는 10여년래 최대라는 게 저널의 설명이다.

지난 한 주간 러셀 지수와 S&P500지수 모두 4.2%가량 하락했지만, 다우지수의 낙폭은 상대적으로 큰 6%에 달했다.







러셀 지수의 10월 상승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기업들의 타격이 큰 상황에서도 이례적이다.

특히 소기업들은 경기 부침에 민감해 유럽에 이어 미국마저 봉쇄 조치를 강화할 경우 글로벌 경기 부진을 피해갈 수 없게 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러셀 지수가 아웃퍼폼한 데는 바이든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사회기반시설에서부터 재생에너지 관련 분야까지 소기업에 유리한 지출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는 4년 전에도 나타난 현상이다. 투자자들은 당시 인프라 지출 확대와 규제 완화 조치로 소기업들이 이익을 볼 것이라는 기대로 베팅에 나섰다.

하지만 이러한 베팅은 대규모 인프라 지출안이 현실화하지 않으면서 되돌려졌다. 게다가 중소기업들의 주가가 대기업 주가 상승률에 미치지 못하면서 2016년 대선 이후 S&P500지수는 현재까지 55% 올랐으나 러셀 지수는 3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최근 들어 다시 소형주로 투자 베팅이 늘어나는 데는 투자자들이 '블루 웨이브'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블루 웨이브는 민주당이 대통령 후보를 당선시키고, 상·하원 선거에서도 승리하는 시나리오를 말한다.

콜롬비아 소형주 성장 펀드의 댄 콜 공동 매니저는 "블루웨이브가 되면 재정부양책이 세금 여파를 압도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플래닛 피트니스, 아발라라와 같은 종목의 보유량을 늘렸다고 말했다.

러셀 지수의 아웃퍼폼은 최근 주식시장이 대형 기술주에서 경기에 민감한 제조업, 소재, 원자재, 은행 등과 같은 경기순환주로 이동하는 분위기 속에 나타났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지만, 기술주에 대한 고평가 우려와 코로나19 백신이 배포되면 경기가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한 것이다.

최근 장기 국채금리가 추가 부양책 가능성에 오름세를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백신 개발과 부양책 확대로 성장과 인플레이션이 반등할 것이라는 데 트레이더들이 베팅하고 있다는 얘기다.

LPL 파이낸셜의 제프 부흐빈더 주식 전략가는 "경제가 정상으로 돌아갈 필요는 없다. 우리는 단지 그에 대한 가시성과 결국 그에 도달할 것이라는 신뢰가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는 점, 대선 관련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더구나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 간의 추가부양책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져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에드워드 존스의 안젤로 쿠르카파스 투자 전략가는 "소형주는 더 위험한 자산군이라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도를 잘 대변해준다"라며 "소형주와 위험선호 심리는 연계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 크게 아웃퍼폼한 대형주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이고 소형주 등 그동안 상승에서 뒤처졌던 종목들에 대한 비중을 확대할 것을 조언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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