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배달플랫폼 업체를 중심으로 즉시 배달 서비스 경쟁이 격화되면서 편의점 업계가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편의점들은 배달업과 유통업의 경계가 점차 무너지는 '빅블러' 시대에 대비해 자체 배달 강화에 나서는 한편, 미래 먹거리를 위한 신사업 발굴에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3일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간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10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컨센서스를 실시한 결과,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올 3분기 매출액이 1조6천44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소폭 증가하겠지만, 영업이익은 611억원으로 약 5.71%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업계 1위 GS리테일은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1% 감소한 2조3천488억원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12.8% 감소한 790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에 못 미쳤다.

편의점 업계 부진은 최장기간 이어진 장마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풀이된다.

외출 자체를 꺼리면서 유동인구가 감소한 데다 학교·학원 상권에서 여름철 주요 상품인 음료, 아이스크림 등의 매출이 부진했다.

특히 배달앱과 이커머스 등이 마트를 대체할 즉시 배달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타격을 입었다.

이들 업체는 기존의 음식 배달 서비스를 넘어 상품을 대량으로 직매입해 1시간 이내 배달해주는 소비자에게 배달해주는 마트 배달에도 나서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말부터 생수, 라면, 과자, 가정간편식(HMR) 등을 30분 안에 즉시 배달해주는 'B마트' 서비스를 시작했다. 라면 한 개도 배달해주는 초소랑 즉시 배달이 예상 밖 호응을 얻자 요기요도 지난 9월부터 '요마트'를 운영하고 있다.

두 업체는 도심형 물류창고를 만들어놓고 이를 통해 인근 지역에 배달 서비스를 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배달 앱 업계가 광범위한 배달 인프라를 내세워 유통 사업에 속속 진출하자 쿠팡, 위메프 등 이커머스는 물론 롯데 등 유통 대기업까지 실시간 배달 전쟁이 뛰어들고 있다.

편의점은 이들 업체와 동네 상권이라는 타깃 고객층이 겹치면서 직접적인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1~2인 가구가 국내 핵심 가구층으로 자리 잡으면서 접근성과 편의성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유지해 왔지만, 배달 앱 업체들 역시 이런 점을 똑같은 장점을 내세우고 있어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이 최근 국감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B마트는 지난해 11월 서비스를 개시한 후 10개월 동안 매출이 10배 가까이 늘었으나 같은 기간 편의점 배달 매출은 48% 줄었다.

비대면 소비 트렌드에 맞춘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 배달까지 등장한 상황에서 편의점들은 기존 오프라인 중심 사업 구조만으로는 미래를 담보하기 힘들어졌다고 판단,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거나 배송 서비스를 더하는 방법으로 대안 찾기에 나서고 있다.

GS25는 지난 8월 모바일 앱을 통해 일반인 알바 배달자가 고객에게 도보로 배달하는 '우리동네 딜리버리'를 시작했다. CU도 이달 중으로 도보 배달 업체 엠지플레잉과 손잡고 서울 1천여곳의 매장에서 도보 배달 서비스에 나선다.

새로운 비대면 서비스로 기존 오프라인 고객 수요를 빼앗기지 않는 동시에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한발 더 나아가 새로운 시도로 콘텐츠 차별화에 집중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최근 신한카드, 콘텐츠 제작업체인 CJ ENM 등 이종 업종과 제휴를 맺고 새로운 형태의 상품 개발에 돌입했다. 또 신사업 발굴을 위한 인수·합병(M&A)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BGF리테일 역시 택배, 세탁, 휴대폰 개통, 장보기를 비롯한 생활형 서비스부터 금융회사 빅데이터 공유 등으로 새로운 수익원 마련에 나섰으며 세븐일레븐 역시 롯데 계열사를 활용한 신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골목 곳곳에 자리 잡은 덕분에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체 중 유일하게 승승장구 해왔지만, 빅블러 시대에 미리 대응하지 않으면 한순간에 몰락할 수 있다"면서 "후발주자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편의점만의 독보적인 콘텐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26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