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벌써 네 번째 도전인 산업은행의 KDB생명 매각 절차가 또 한 번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 7월 초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사모펀드운용사(PEF) JC파트너스가 투자금 확보에 난항을 겪으면서 목표 기한 내에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는 데 잇따라 실패하고 있어서다.

당초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산은이 JC파트너스에 우협 지위를 또 한 차례 연장해 줄 것으로 예상했지만, 산은은 이러한 기대와는 달리 연장을 통보하지 않기로 했다.

산은 관계자는 4일 "JC파트너스와의 우협 기간은 지난달 말로 자동 종료됐고, 이후 연장 통보를 하지는 않았다"며 "현재로서는 추가로 연장 통보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앞서 예비입찰 단계부터 KDB생명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던 JC파트너스는 지난 6월 진행된 KDB생명 본입찰에도 단독으로 참여해 우협 지위를 손에 쥐었다.

이후 산은 등이 보유한 KDB생명의 구주 인수에 필요한 2천억원의 자금은 산은의 재출자와 우리은행의 투자로 확보했다.

하지만 자본확충을 위한 추가 자금인 1천500억원을 조달하는 데 지속해서 실패하면서 딜 클로징 시점도 밀려왔다.

산은 또한 JC파트너스의 자금조달 상황을 고려해 우협 지위를 두 차례 연장해주는 등의 '측면지원'에 나섰지만,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앞서 8월 중 종료될 것으로 예상됐던 KDB생명의 매각 절차는 산은이 JC파트너스의 배타적 협상권을 계속 인정하면서 9월 말과 10월 말로 두 차례 연장됐다.

이번 딜의 경우 별도의 서류 없이 구두 가이드라인을 통해 우협 기간을 논의해 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지난달까지도 관련 작업에 진도가 나가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자 산은 내부에서도 더 이상 기다려 주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전해진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 이후 이동걸 회장이 딜 성사를 위해 무리하고 있다는 비판이 늘어난 데다, 신생 PEF에게 지나친 특혜를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이 확산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산은 또한 원매자가 JC파트너스 외엔 없었던 탓에 끌려다닌다는 이미지가 강했던 점을 감안해 강경 기조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며 "빨리 대책을 내놓지 못할 경우 또 한 번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그간 들인 노력을 고려할 때 딜 무산을 선언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IB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최근 생보업황을 고려했을 때 다른 원매자를 찾는 작업이 결코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양사가 합의점을 도출하려는 시도를 지속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1시 1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