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계기로 SK하이닉스의 낸드 매출을 오는 2025년까지 15조원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또 이를 통해 D램 선도기업으로만 인정받던 데서 업계 최고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고 했다.

이석희 사장은 4일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향후 3년 내 낸드 부문에서 자생적인 사업 영역을 확보할 것"이라며 "5년 안에 낸드 매출을 인수 전보다 3배 이상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SK하이닉스가 최근 인텔 낸드 사업부를 인수하기로 한 데 대해 주주들에게 설명하기 위해 이날 콘퍼런스콜에 직접 참석했다.

이 사장은 "SK하이닉스가 경쟁사 대비 낸드 사업의 시작이 늦었던 핸디캡을 극복하며 최근 매우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도 "예상치 못한 시황 변동으로 성장의 중요한 변곡점에서 목표로 한 도약의 속도를 낼 수 없었던 아쉬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에 SSD 기술력과 제품 포트폴리오를 빨리 확보하고, 후발 주자로서 단기간에 해소가 쉽지 않았던 규모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인텔 낸드 사업부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모바일 중심으로 성장해 온 낸드 산업이 지금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며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 시대의 근간은 끊임없는 데이터 생성으로, 데이터가 급속도로 증가해 오는 2030년에는 현재보다 5.7배 규모로 성장하며 51억TB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 중 속도와 전력속도가 월등히 뛰어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비중이 40% 중반까지 확대되고, 대부분 SSD는 QLC나 PLC로 대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사장은 "인텔은 데이터센터용 SSD에서 강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SK하이닉스와 인텔의 낸드 사업은 강점과 주요 제품 포트폴리오의 중복되는 부분이 적고 상호보완적이라 낸드 전 영역으로 원활하게 사업 기회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기존 SSD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대비 성능이 월등하지만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 그간 데이터센터 분야 채용이 적었다"며 "인텔이 확보한 QLC를 기반으로 제공함으로써 운용 비용을 낮추고 리얼 라인 SSD라는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하며 진출 분야를 콜드 스토리지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SK하이닉스가 인수하는 인텔의 다롄(大連) 생산시설은 플로팅 게이트 기술을 기반으로 운영해 콜드 스토리지향 영역에 집중적으로 대응하고, 한국 생산시설은 차지트랩 디바이스 기반을 유지하면서 핫 스토리지 영역과 모바일 분야 대응에 주력한다.

이 사장은 "플로팅 게이트 기술 기반으로 144단 낸드를 생산하는 다롄 팹은 2~3세대 이상 공정 전환도 가능할 것"이라며 "인텔의 플로팅 게이트 기술은 셀 간 간섭현상이 적고 특성이 좋아 QLC 기술과 함께 결합하면 경쟁력 있는 원가 구조의 확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인수 대금과 관련해서 이 사장은 "절반가량은 보유 현금성 자산과 향후 창출되는 영업현금흐름을 활용하고 잔여분은 차입 등 외부조달과 필요시 자산유동화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는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투자하는 것이지만 키옥시아 투자는 좀 더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진행하는 전략적인 투자"라며 키옥시아 지분 매각 가능성은 당분간 낮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인수에 따른 영향은 프리캐시플로 산출에 반영하지 않을 것"이라며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에도 현재의 주주 환원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설비투자와 관련해서는 "인텔 낸드 사업부가 자체적으로 창출하는 현금흐름이 있어 다롄 생산시설 투자를 커버할 수 있다"며 "D램은 이미 꾸준히 높은 현금 창출력을 보여 시장 상황에 걸맞은 투자 집행을 계속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메모리 사이클 주기가 짧아지는 이유에 대해 "불확실성에 대비한 기업들의 설비투자 집행으로 공급사의 비트그로스가 매년 감소하고 있다"며 "산업 내 공급망관리(SCM)도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또 D램이 올해 4분기에는 수요 약세가 이어지다가 내년에는 공급부족 현상을 빚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낸드는 모바일을 중심으로 고객 수요 확대가 이어지고 공급도 내년 하반기 이후부터는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D램 재고는 2주 미만 수준이고, 낸드 재고는 3주 중반 수준이라고 밝혔다.

박명수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 담당은 "올해 4분기도 D램은 서버 위주의 재고 정리 및 수요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3분기에 이어 D램 가격이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내년 D램 수요는 올해 대비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출하량 증가율) 기준 10% 후반에서 20%까지 전망된다"며 "생산 캐파는 올해 보수적 투자 기조로 상당한 제약이 판단된다. 공급 부족 현상이 내년 2분기 이후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김진태 SK하이닉스 낸드 마케팅 담당은 "올해 20% 후반대였던 낸드 수요 비트그로스가 내년에는 30% 중반으로 늘 것"이라며 "공급은 여러 시나리오를 예상하는데, 서버 업체의 수요가 증가하는 내년 하반기 이후에는 안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상반기에는 모바일 수요 등에 기인해서 낸드 가격 약세가 다소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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