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국내외 내로라하는 의결권 자문사들이 KB금융지주[105560] 우리사주조합의 사외이사 추천을 반대하고 나섰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의결권 자문사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은 전일 KB금융 관련 보고서에서 우리사주조합이 추천한 윤순진·류영재 사외이사 선임안과 관련해 주주들에게 반대표를 던질 것을 권유했다.

KB금융은 오는 2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윤종규 회장과 허인 국민은행장의 재선임안을 상정한다. 이날 주총에는 우리사주조합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전문가로 추천한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의 사외이사 선임안도 상정됐다.

KCGS는 주주 제안에 의한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했다. 이미 KB금융이 ESG 선도기업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데다 지배구조가 우수하고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고 있어 추가적인 ESG 전문가 선임이 불필요하다고 분석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 2위 자문사 글래스루이스(Glass Lewis)도 비슷한 의견을 밝혔다.

글래스루이스는 주주가 제안한 사외이사 선임이 현시점에서 정당성을 갖기 어렵다는 데 주목했다. 회사에 큰 문제가 있거나 이사회가 주주 이익에 반하는 정책을 취할 때 주주 추천이사가 필요한데, 현재는 그런 근거를 찾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는 앞서 우리사주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 선임을 반대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의 의견과 같은 맥락이다.

ISS는 "KB금융은 대형 상장 금융회사 가운데 최고 성과를 보여주는 회사로, ESG 전문가의 부재가 회사 성과와 주주 환원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거나 회사의 ESG 관련 성과가 경쟁사보다 부진하다고 볼 근거가 없다"며 우리사주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 선임을 반대했다.

국내외 대형 의결권 자문사가 연이어 반대 의사를 표명한 만큼 기관투자자들도 이들의 의견을 따를 가능성이 커졌다.

반면 표 대결을 예고한 우리사주조합은 최근 지분율을 1.73%까지 끌어올리며 주주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우리사주조합은 최근 국민연금(9.97%)과 JP모건 체이스뱅크(6.40%), 그리고 싱가포르투자청(2.15%)에 이어 실질적인 4대 주주에 올랐다.

류제강 KB금융 우리사주조합장은 "연금수탁기관인 국민연금이나 수탁기관으로서 주식예탁증서(DR)를 보유한 JP모건 등 주요주주가 재무적 투자자임을 고려할 때 우리사주조합이 직접적인 의견 개진이 가능한 실질적인 최대 주주"라며 "우리사주조합에 대해 사외이사 추천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특정 소액주주로 구성된 민간금융회사의 경우 대리인 문제가 대두될 수밖에 없다"면서 "효과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다양한 사외이사가 독립적으로 구성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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