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라고 하지만 미국의 새 대통령이 나와도 민주당이 상원까지 장악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전에 기대했던 새로운 시대는 요원하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유권자들은 트럼프 집권기에 만들어진 질서가 뒤집혀야 한다고 믿고 투표했으나 현실은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극단적 외교도 쉽게 끝날 것 같지 않고, 대중국 강경 입장을 되돌리는 것과 함께 증세도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한다. 구글, 페이스북 등 빅테크 기업을 상대로 추진했던 규제도 마찬가지다.
자유무역주의에 큰 위협이었던 보호무역주의를 초래한 미국 우선주의도 쉽게 가라앉기 어렵다는 시각이 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몰아닥친 불경기를 이겨내려면 미국 내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야 하는데 이는 제조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급기야는 우리한테 대중국 압박을 위해 중국과 미국 중 한쪽을 택하라는 압박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시각도 등장한다. 또 과거 오히려 북핵 개발을 야기했던 오바마 민주당 정부의 전략적 인내라는 대북정책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투자자들은 이 시기 어떻게 투자 방향을 설정해야 할까.
예상과 다르고 복잡한 상황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선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를 챙겨야 한다. 겨울로 접어들면서 유럽과 미국에서 경고음이 점점 더 커지면 긴급 '락다운'이 등장할 여지가 있다. 반대로 백신 개발이 완료되면 급격한 유동성 회수가 일어나면서 '테이퍼 텐트럼'이 재현될 여지도 제기된다. 다음은 그린 뉴딜 같은 테마보다 실적 개선을 보이는 기업을 직접 챙기는 것이다. 겉 포장보다 실질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자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바이든 정부의 부양책 규모와 금리 상승폭도 중요하지만 한 번 더 유동성 장세가 재현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동향도 꾸준히 살펴야 한다. 지금은 고삐를 최대한 부드럽게 잡되 늦추지 않아야 할 시기다. (자본시장·자산운용부장 이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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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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