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국내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관련 희소식이 상당한 약세 재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단기적으로는 미 국채 10년물의 1.00% 돌파 여부를 주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10일 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전일(현지시각)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90% 이상의 예방률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3차 임상시험에서 위약을 투여한 참가자에 비해 백신을 접종한 참가자의 코로나19 감염 예방률이 90% 이상 높고, 중대한 안전 관련 우려도 보고된 것이 없다고 화이자는 전했다.

백신 개발 희소식에 미 국채 금리는 전일 하루에만 11.95bp 폭등하는 등 대형 약세 재료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국내 채권시장에도 어느 정도 파급효과를 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긍정적인 코로나 백신 임상 결과 소식은 바이든 당선 이후 시장의 잠재적 리스크였던 재봉쇄 가능성을 크게 완화하고, 추가 부양책 통과 시 소비 서프라이즈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향후 경기회복 눈높이를 상향 조정하게 만드는 재료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특히 그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을 경기의 강력한 하방 리스크로 제시했던 만큼 연준 개입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금리 상승 요인이다"며 "최근 대내 재료가 다소 부재한 가운데 대외 요인 민감도가 높아진 국내 채권시장에도 당분간 강한 금리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 대선을 앞두고 위험관리 모드에 국내 기관의 포지션이 가벼워졌다는 점에서 향후 금리 상승 압력은 제한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주변을 보면 다들 포지션을 비워놓은 상태라 금리가 급등하면 저가 매수가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며 "기준금리는 여전히 0.5% 수준에 있기 때문에 장기 금리가 마냥 치솟기는 어려울 것이다"고 말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뉴스에 나온 추정대로 11월 내 긴급승인, 대량생산으로 진행되면 내년 2분기 말~3분기 실질적 보급이 예상된다"며 "외환시장에서 그동안 달러 약세에도 불구 나 홀로 강세를 보였던 엔화가 약해졌다는 점은 금융시장이 화이자 백신을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인식하는 방증이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N자'형을 오른쪽으로 눕힌 듯한 모습의 미 10년 금리 패턴은 금리 상승 구간에서 자주 보이는 차트이다"며 "미 10-2년 스프레드는 내년 상반기 중 100bp 돌파할 수 있고, 이 경우 국내도 10-3년 스프레드가 70bp 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백신이 빠르게 보급 후 효과를 나타낸다고 가정하면 내년 연간 금리가 2~3분기 중 고점에 위치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 10년 금리는 단기적으로 1% 돌파 여부가 중요하고, 이후 내년 상반기 일차적으로 1.2%. 2차 1.5%까지 열어두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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