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매각을 추진하는 유료방송사업자 딜라이브가 콘텐츠 제작 자회사 IHQ를 떼어내 팔기로 가닥을 잡았지만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딜라이브의 매각 주관사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IHQ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삼본전자를 선정하고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3~4곳의 투자자가 인수에 관심을 보였는데 결국 삼본전자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본격적인 인수 절차에 들어간다.

딜라이브는 자회사인 딜라이브강남케이블과 함께 보유한 IHQ 지분 45.5%를 매각할 예정으로, 매각 가격은 1천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IHQ가 2015년 딜라이브 자회사인 CU미디어와 합병됐을 때의 가치를 고려하면 높은 가격은 아니라는 게 IB 업계의 평가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딜라이브와 IHQ를 분리 매각을 해서 각각 제값을 받으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거론되는 가격대는 기존에 IHQ가 CU미디어 합병시 목표로 했던 가격대가 1천200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도 크게 불합리한 수준은 아니다"고 귀띔했다.

IHQ만 따로 매각하려는 이유는 딜라이브의 매각 가격을 낮추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1천억원대에 IHQ를 매각하면 딜라이브의 매각 가격은 1조원 이하로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IHQ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케이블 TV 채널 5개를 보유하고 있다.

IHQ 인수 의사를 보인 원매자들의 경우 이런 점을 높게 평가했으나 정작 딜라이브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한 KT와는 별다른 시너지를 내지 못한다.

KT는 이미 스카이라이프TV, KTH, 스튜디오디스커버리 등 여러 콘텐츠 제작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어 방송채널사업자(PP)의 필요성은 그리 크지 않다.

다만, 이번에 삼본전자의 경우 지난 반기말 기준 현금 자산이 83억원도 되지 않아 자금 조달에 대한 부담이 큰 상태다.

삼본전자가 지난해 인수한 필룩스까지 동원한다고 하더라도 현금성 자산은 총 270억원 안팎이다.

컨소시엄을 구성해 다른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하고 700억원 이상을 끌어와야 하는 상황이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삼본전자가 최근 차입으로 다른 상장사를 인수한 건이 이미 여러 곳이다"며 "최근 인수한 회사를 동원하면 자금력은 어느 정도 증빙되겠으나 차입인수(LBO)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상장기업의 공시되지 않은 정보에 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klki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1시 27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