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은행권이 올해 조기상환 가능일이 도래하는 신종자본증권 모두 조기상환에 성공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주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2015년 11월 발행한 1천550억원의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을 5년 콜옵션 행사로 조기상환했다.

하나금융은 인건비, 사채이자 등 지주사 자체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연 4.238%였다.

해당 채권의 만기는 2045년 11월 6일인데, 하나금융은 5년 콜옵션 만기일에 맞춰 조기상환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조기상환 가능일이 도래하는 은행권 발행 신종자본증권은 모두 콜옵션 미행사 리스크 없이 전액 조기상환됐다.

올해 조기상환 가능일을 맞은 금융지주는 하나·BNK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이다.

하나금융은 올해 5월에도 지난 2015년 5월 발행한 800억원 규모 5년 콜옵션 신종자본증권을 조기상환했다. 발행금리는 연 3.952%였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5년 6월 발행했던 5억달러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5년 조기상환 했다. 발행 당시 전 세계에서 발행된 미화 코코본드 중 가장 낮은 금리인 연 5%로 발행했다.

BNK금융지주도 지난 2015년 6월과 8월에 발행한 800억원과 1천500억원의 5년 콜옵션 신종자본증권을 전액 조기상환했다. 발행금리는 각각 연 4.6%와 연 4.48%였다.

시장에서 은행권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이 인기를 끌면서,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에도 은행권의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은 거뜬하게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앞서 코로나19로 회사채 발행 여건이 악화하면서 콜옵션 도래 신종자본증권 가격이 다소 내려간 바 있다. 실제 우리은행 콜옵션 도래 신종자본증권은 지난 1월 101달러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시작한 지난 3월 중순 99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금융사들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탓이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신종자본증권이 인기에 힘입어 연달아 오버부킹에 성공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극심한 저금리 상황에서 비교적 안전하게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회사채라는 점이 투자자에게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통상 신종자본증권 5년물의 기준이 되는 국고채 5년물 금리가 지난 2015년에 비해 40% 넘게 내리기도 했다. 조달금리가 내려간 셈이라 발행사 입장에서는 빠르게 상환했다가 다시 발행하는 편이 유리하다.

이런 조건에서 국내은행은 평판 리스크에 큰 위협이 되는 콜옵션 미행사를 할 필요가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코본드(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는 매수자가 보험사와 리테일 등으로 한정돼있어 지속해서 코코본드를 발행해야 하는 은행 입장에서는 투자자와의 암묵적인 약속을 지켜야 하는 평판 리스크를 경제적 이익보다 더 크게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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