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온라인 커머스 시장의 확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전대미문의 위기를 통해 적자 수렁에 빠질 뻔 했던 이마트가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통해 다시 살아났다.

공격적인 사업재편을 동반한 선제적 구조조정을 통해 온라인 부문을 대폭 강화한 것이 비대면 확장 국면 속에서 본격적인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지난해 2분기에 사상 첫 적자를 보자 외부 출신 인사를 대표이사로 영입하는 강수를 뒀다.

이후 과감한 사업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온라인 물류센터 투자를 단행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의존도를 줄였고, 결과적으로 코로나19의 악영향에서 빠르게 벗어날 수 있었다.

이마트는 올 3분기 매출액이 5조9천77억원, 영업이익이 1천51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1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6.7% 늘었고, 영업이익은 30.1% 급증했다.

전 분기 대비로 보면 474억원 적자에서 큰 폭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2.5단계까지 격상되는 등 코로나19 재확산 영향권 안에서 의미 있는 성장세다.

이번 실적에서 가장 돋보이는 대목은 SSG닷컴, 이마트24 등 자회사들의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된 것이다.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은 총매출이 3천3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6% 급증했고, 영업적자 규모도 204억원에서 31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SSG닷컴은 지난해 4분기만 해도 영업적자가 362억원에 달했지만, 올해 들어 적자 폭을 빠르게 줄이며 연내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오프라인 점포가 주춤하는 사이 SSG닷컴은 진가를 발휘했다.

온라인 장보기가 일상화하면서 배송 수요가 급증했고,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물류 투자를 적극적으로 단행하며 배송 역량을 강화했다.

SSG닷컴은 배송을 처리하는 온라인전용 물류센터 '네오'를 통해 하루 최대 3만5천건의 주문을 처리 중이다.

이마트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23년까지 7개 이상 추가 증설할 예정이다. 투자규모는 무려 1조7천억에 달한다.

비대면 시대 필수 경쟁력으로 꼽히는 SSG닷컴을 미래 동력으로 삼고 핵심 사업으로 키울 계획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달 이마트 인사에서 강희석 대표에게 SSG닷컴까지 총괄하도록 했다.

향후 온·오프라인에서 통합적으로 사고하고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향후 SSG닷컴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창고형 점포 트레이더스도 올 3분기 총매출액이 8천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95억원으로 83.2% 급증했다.

코로나19로 대용량 식료품 수요가 늘면서 매출도 부쩍 늘었다. 연 매출 3조원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규점을 추가하면서 국내 최다 매장 보유하게 된 트레이더스는 업계 1위 코스트코도 바짝 따라붙고 있다.

전문점은 효율화 작업을 통해 적자 폭을 크게 줄이는 데 성공했다.

핵심 사업인 노브랜드는 올해 1분기와 2분기 흑자에 이어 3분기에도 67억원 흑자를 달성하며 3개 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마트24는 17억 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2014년 편의점 사업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이마트24는 3분기 점포 수 5천 개를 돌파하는 등 외형 확대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삐에로쇼핑과 드러그스토어 부츠 등 수익이 안 나는 사업을 접고 노브랜드, 일렉트로마트 등 성장성이 큰 사업 부문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최근에도 피코크 전문점을 순차적으로 폐점키로 하는 등 전문점 구조조정을 지속하고 있다.

전문점 누적 폐점 수는 작년 말 59, 올해 38개 등 97개 점에 달한다.

그 결과 올 3분기 전문점 영업적자는 43억원으로 1년 전 204억원에서 큰 폭으로 축소됐다.

이마트가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는 것은 유통시장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수년 전부터 유통업은 구조적으로 오프라인 채널이 쇠락하고 온라인 중심으로 이동해 왔다.

올해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 및 재택근무 확산, 실내 소비 트렌드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모습이다.

이마트는 지난 10여 년 간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사업을 펼쳐왔으나 더 변화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을 느끼자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게 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 가운데 쿠팡 등 이커머스와 겨룰 수 있는 곳은 이마트 정도밖에 없다"면서 "향후 1~2년간 이 같은 방향으로의 사업 재편이 지속돼야만 장기 생존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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