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을 통해 반도체와 통신장비를 미국에서, 미국인들이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히면서 삼성전자의 미국 공장 증설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법인이 최근 대규모 채용에 나서면서 증설이 머지않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내년에 들어설 바이든 행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리쇼어링'(제조업 본국 회귀)을 강조할 전망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특히 "미국인들을 이곳 미국에서, 의료 장비와 공급품에서부터 반도체와 통신 기술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제품을 만드는 일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반도체 부문의 리쇼어링을 강조했다.

반도체 업계는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위치한 삼성전자 파운드리(수탁생산) 생산법인인 삼성 오스틴 세미컨덕터(SAS)가 증설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SAS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전용 라인을 증설하는 계획을 세웠다가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대규모 인력 채용에 나서면서 다시 증설을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SAS는 현재 68개 직군에 걸쳐 대대적인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개발(R&D)에서부터 인사, 생산기술, 환경·안전, 구매, 제조, 재무, 경영관리, 소프트웨어 R&D에 이르기까지 전 직군을 망라하고 있다.

과거 삼성전자가 SAS의 증설을 단행할 때마다 대규모 채용에 나선 점을 고려할 때 이번에도 증설을 앞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현지에서는 삼성전자가 오는 2022년 라인 증설을 위한 용지 매입에 나섰다는 보도도 있었다.

삼성전자는 "증설은 아직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수주 확보에 나선 데다 바이든 행정부의 리쇼어링 정책까지 더해지며 증설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퀄컴, 엔비디아의 계약을 따내면서 한국 파운드리 공장에서 물량을 대기 빠듯해진 데다,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 생산 수주를 두고도 대만 TSMC와 경쟁하고 있다.

특히 TSMC는 올해 상반기 미국 애리조나주에 120억달러(약 13조4천억원)를 들여 5㎚ 공장을 세운다고 발표한 바 있다.

TSMC가 미국에서 양산에 돌입하면 퀄컴, 엔비디아, 인텔 같은 미국 대형 고객사와의 접근성이 한층 개선된다.

TSMC를 제치고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1위를 목표로 하는 삼성전자로서는 SAS 증설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가전제품 생산법인인 삼성 일렉트로닉스 홈 어플라이언스 아메리카(SHEA) 역시 바이든의 리쇼어링 정책의 영향권에 들 수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정부 조달 품목에 대한 '51% 룰'을 강화해 미국산 소재와 부품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현재 정부 조달품이 미국산이라는 인증을 받으려면 미국산 소재와 부품의 비중이 51% 이상이면 되는데, 이 비중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 속에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에 가전제품 공장을 세웠다.

여기서 생산하는 가전제품의 소재와 부품 중 상당 부분을 미국산으로 채웠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추가적인 요구가 나올 수 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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