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최근 원화의 가파른 강세가 심상치 않다.

다음 '빅 피겨(큰 자릿수)'인 1,100원에 불과 10원도 채 남겨두지 않았고 절상 속도도 위안화 등 다른 아시아 통화보다 훨씬 빠르다.

12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2018년 12월 이후 1년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에서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1,110원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최근 원화 강세는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에 따른 글로벌 달러화 약세, 리스크 온(위험 선호) 심리 속 위안화와 원화의 동반 랠리에 따른 것이다.

또 한국이 코로나19 사태에서 상대적으로 선방하면서 경기 여건 및 수출이 비교적 빠른 회복세를 보인 영향 등이 반영됐다.

대외 여건과 대내 경제 펀더멘털 등 여러 요인이 종합적으로 원화 강세를 지지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원화의 강세가 다른 통화에 비해 가파르다는 것이다.

원화가 본격적으로 강세 흐름을 나타낸 지난 9월 1일부터 이날까지 약 두 달 간 원화는 달러 대비 6.58% 절상됐다.

반면 같은 기간 역외 위안화는 3.33% 절상되며 강세 폭이 원화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원화는 엔화,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와 세계 글로벌 통화 중에서도 달러화 대비 가장 강세를 보였다.







<9/1~11/12 주요 통화의 달러 대비 절상 폭, 출처 : 연합인포맥스>

원화의 강세 속도도 매우 빠르다.

최근 원화는 중국 위안화보다도 빠른 강세 흐름을 보였다.

이달 들어 원화의 달러 대비 절상 폭은 2%가 넘는다. 반면 역외 위안화의 달러 대비 절상 폭은 1% 수준에 그친다.

위안화의 경우 강세 후 잠시 숨 고르기 국면도 있으나, 원화의 경우 대체로 강세 일변도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11/2부터 달러-원, 역외 달러-위안 일 차트, 출처: 연합인포맥스>

한 시장 참가자는 "최근 원화는 위안화에 연동한다기보다는 아시아 통화 강세를 주도하고 있다"며 "원화가 위안화의 프록시긴 하지만, 최근에는 위안화 강세에 대한 베팅도 원화에 더 적극적으로 들어오고 있고 환율이 1,100원에 근접하면서 수급상 매도 요인까지 가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원화는 전통적으로 위안화보다는 변동성이 큰 통화"라며 "최근 위안화보다 원화의 강세 속도가 가파르긴 하지만 원화 강세의 큰 흐름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달러-원 환율의 하락 속도가 매우 가파른 가운데 1,100원 빅피겨를 하향 돌파하고 1,060원대까지는 단기 하단이 열려있다고 보고 있다.

이 딜러는 "1,100원 피겨를 앞두고 있지만 전 저점인 1,060원까지는 우선 하단을 열어두고 있다"면서도 "달러화 약세에 수출 회복 등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견조하고, 수급도 매도 쪽으로 쏠려 환율이 상승할 이유를 하나도 찾을 수 없는 현 상황에서는 하단이 큰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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