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따른 움직임 경고했던 당국 경계감도 커져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최근 증권사의 마(MAR, 시장평균환율) 플레이가 현물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달러-원 환율이 빅피겨인 1,100원에 근접한 만큼 그동안 구두 개입성 발언과 미세조정 선에서 시장을 지켜보던 당국의 개입 경계도 더 커질 전망이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이번 주 들어 증권사가 마 시장에서 매수한 달러를 현물환 시장에서 매도하는 방식으로 거래를 활발하게 이어오면서 달러-원 환율 하락세를 이끈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 종합(화면번호 2110)을 보면 지난 주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승리가 확실해진 이후 이번 주 들어 달러-원 환율 틱차트는 장중 뚜렷한 우하향 직선을 그리고 있다.
 

 

 

 

 

 

 


◇원화 강세 원인…적극적인 증권사와 신중한 은행

다수의 시장참가자들은 시장이 그동안 원화 강세에 레벨 부담을 느끼면서도 장 초반부터 꾸준히 하락하는 선약후강(원화기준)의 모습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은 증권사의 마를 활용한 현선물 거래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증권사들이 마 시장에서 달러를 매수한 후 장중 현물환 시장에서 2개를 팔고 1개를 사는 식의 거래를 10전 단위로 이어가면서 시장 흐름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A 외환시장 관계자는 "시장이 불규칙하게 움직이면 마 거래 시 기대수익이 낮다"며 "그러나 우상향 하거나 우하향하는 시장에서는 마 수준을 예측하기 쉽다 보니 수익을 얻는 구조"라고 전했다.

다만, 수급 등 플로우가 없는 증권사 입장에서는 환율 움직임을 만들어 내서라도 거래를 할 수밖에 없는 만큼 거래 행태를 나무랄 수 없는 상황이다.

B 시장참가자는 "장중 증권사 물량은 꾸준히 나오는데 전략에 따라 나눠 파는 듯하다"면서도 "은행 라인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만큼 증권사가 시장을 강하게 밀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증권사는 제한도 많고 플로우가 없으니 마 거래를 열심히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가운데 상반기 변동성 장에서 올해 목표를 대부분 달성한 은행들이 4분기 들어 시장 조성에 다소 소극적인 점도 증권사 주도의 달러-원 하락세를 부추겼다는 진단이 나온다.

미 대선 이슈 이후 증권사의 적극적인 마거래와 은행의 신중한 관망세가 달러-원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C 시장참가자는 "장이 얇은 점심에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건 대부분 증권사 마 거래로 봐야한다"며 "변동성을 만들기도 하지만, 은행권에서는 한편으론 시장 호가를 촘촘하게 대주며 시장 조성 역할을 하는 증권사가 고마울 수 있다"고 말했다.



◇빅피겨 근접에 커진 당국 경계…원화 강세 과도 인식도 커져

다만, 증권사의 이러한 거래 행태도 당분간 제약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달러-원 환율이 일시적으로 1,110원을 밑돌면서 빅피겨인 1,100원대에 진입한 가운데 당국의 개입 경계심리가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로 흥분했던 글로벌 투자심리도 다시 이성을 되찾으면서 다시 위험 회피 분위기로 기울고 있다.

원화가 추종하던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도 빅피겨인 6.6위안 하향 이탈을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계속 부근에서 등락하며 하단이 막히는 모습이다.

수급상으로나 기술적으로도 달러-원 상승 압력이 우세하다.

전일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그동안의 원화 강세폭이 과도했다는 인식에 반발 매수가 들어오면서 달러-원을 1,110원대 중반으로 끌어올렸다.

기술적 지표들도 과매도 신호를 보내고 있다.

미 대선과 코로나19 백신으로 인한 한차례 기대가 지난 이후 시장 심리를 제외한 대부분 재료가 달러-원 하단을 지지하는 만큼 이를 거스르는 흐름을 당국의 제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1,100원대는 당국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레벨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이 지난 10월 중순 이후 수차례 구두 개입성 발언과 장중 미세조정으로 신호를 줬던 만큼 재료나 시장 전망과 다른 방향으로 가는 시장을 두고 볼 수만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D 시장참가자는 "일부에서는 당국의 적극성을 요구하는 모습이지만, 이미 당국은 여러번 신호를 줬다고 본다"며 "1,100원대에서는 당국 인내심도 한계를 보일 수 있다"고 전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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