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경제가 충격을 받았지만, 지난 2분기에 저점을 통과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6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경영콘서트'에서 조동철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경제외적 충격으로 촉발된 대단히 이례적인 경기침체를 겪고 있지만 세계 경제는 일단 저점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경기선행지수, 제조업 심리지수 등의 지표를 볼 때 세계 경제는 지난 2분기에 저점을 통과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조동철 교수는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더라도 사회 제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어느 정도 돼 있어 더블딥이 올 가능성은 작다"며 "앞으로 국가별 경기회복 속도는 경제 구조의 유연성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보면 미국이 유럽보다 경제 회복 속도, 즉 복원력이 훨씬 뛰어났다"며 "이는 미국이 위기에 빠르게 적응해 나갈 수 있는 구조적 유연성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위기 이전의 성장 추세가 포스트 팬데믹 기간에 완전히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동철 교수는 "과거 아시아 경제위기, 남미 국가 부채 위기,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국가들은 경제 구조 유연성 저하로 위기 이전의 추세를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며 "이번에도 회복 기간이 얼마 걸릴지 불확실하지만, 낙관적이지만은 않다"고 우려했다.

한국 경제와 관련해 그는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3%로 전망하는 가운데 기술적 반등 요인까지 고려하면 내년엔 3% 가까운 성장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동철 교수는 "이번 코로나19 불황의 가장 큰 특징은 전 세계적인 봉쇄로 인한 소비형 불황"이라며 "올해 소비가 약 -4%로, 내년에 회복되더라도 올해 손실을 만회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교수는 한국 경제는 코로나19 충격 극복에 필요한 복원력이 약화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ICT 등의 신산업과 철강·선박 등 전통 제조업 간의 인력, 자본 등 자원 이동의 유연성이 떨어져 가고 있다"며 "최근 수년간 강화된 노동시장과 주택시장 규제는 비대면산업과 재택근무 활성화에 따른 산업 적응력에도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연평균 성장률은 1980년대 8.6%, 1990년대 6.4%, 2000년대는 4.5%로 10년마다 2%가량 떨어져 왔다.

조 교수는 "2011년에서 2020년은 2.5%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이고, 향후 5년간은 더욱 낮아져 2%를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 하락 요인은 고령화, 규제강화 등으로 경기 복원력이 약화했기 때문"이라며 "한국경제 체질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환경에 맞춰 바꿀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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